김효석 의원이 최근 국민연금법개정안의 국회처리와 관련해 연일 입바른 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대통령선거를 앞둔 야당의 ‘묻지마식 예산퍼주기’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국회는 지난 2일 본회의를 열어 보건복지위원회가 제출한 국민연금법개정안을 부결시켰다.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반대표결에 참여했다.

보험료를 현행 9%에서 12.9%로 올리고 받는 돈을 현행 평균소득의 60%에서 50%로 낮추는 내용이었다. 김 의원이 지난해 말 각 정당을 돌며 어렵게 설득에 성공해 절충안으로 마련한 법안이었다.

아울러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주도로 제출된 국민연금법개정안 (수정안)도 부결됐다. 보험료를 현행 9%로 유지하고 받는 돈을 2009년까지 50%, 2018년까지 40%로 낮추는 방안이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반대했다.

‘국민연금재정의 안정을 위해서는 더 내고 덜 받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주장 그리고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국민들에게 ‘선물’을 주고 싶은 한나라당과 복지혜택 확장을 촉구하는 민주노동당의 주장이 팽팽히 맞선 결과였다.

김 의원은 이날 본회의 반대토론에서 “저도 인심을 팍팍 쓰는 정책에 지지발언을 했으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진솔하게 얘기하건데 야당이지만 인기가 없는 정부의 정책을 지지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설 수밖에 없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나라살림이 지속가능한지 여부를 첫번째 기준으로 국민연금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 의원은 정강정책이 전혀 다른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이 함께 국민연금법(수정안)을 내놓은 것을 두고 아주 ‘재미있는 현상’이라고 평가하며 “양당 가운데 누군가가 자신의 정강정책에 맞지 않는 법안을 내놓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 의원은 줄곧 감세를 주장해 온 한나라당에서 ‘복지비용이 늘어나는 정책’을 내놓은 것에 대해 “세금은 줄이자면서 어떻게 이 비용을 감당할 것인지?”물으며 인기영합 정책에 유감을 표시했다.

마지막으로 김 의원은 “우리세대는 선심을 쓰고 그 부담은 모두 후세에게 넘겨서는 안 된다”며 “우리 자녀세대들이 얼마만큼의 복지비용을 부담할지는 다음세대들이 뽑은 후배 정치인들이 결정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서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하위 60%(301만명)에게 월 8만 9천원씩 지급하는 내용을 담은 기초노령연금법안은 통과됐다.

국민연금법이 부결되자 김 의원이 재정안정화가 가능한 연금개혁을 위해 각 정당을 돌며 ‘중재’에 나서고 있다. 기초노령연금은 통과된 대로 내년부터 실시하고 국민연금의 경우 현행 보험료율 9%를 유지하면서 받는 돈을 40% 내지 45%선에서 합의를 보자는 내용이다.

열린우리당은 중재안을 선뜻 받아들였지만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은 김 의원의 제안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은 성명을 통해 노령기초연금을 현재의 2배(17만 8천원)로 늘이는 내용의 개정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김효석 의원은 12일 <여의도통신> 기자를 만나 “실현가능성과 상관없이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이 어르신들에게 달콤한, 하지만 허황된 약속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일단 우리 경제사정에 맞는 선에서 어르신들께 기초연금을 드리기 시작하고 경제성장 추이를 봐 가면서 급여액을 조정하는 것이 누가 봐도 순리”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나라당이 어르신들로부터 무척 사랑(표)을 받고 싶은 모양인데, 집권을 욕심내는 제1당이라며 국가의 100년 뒤를 생각하는 좀 더 세련된 방법으로 어르신들께 다가서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여의도통신=유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