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에서는 해방 이후 정균식 제헌의원을 시작으로 현역인 김효석 의원에 이르기까지 모두 15명의 국회의원이 탄생했다. 모두 남성 의원이었다. 모두 21명의 지역 출신 국회의원이 탄생할 수 있었지만 우리 지역민들은 15명만 선택했다. 한 의원당 평균 재임기간이 5년이었던 셈이다.

이 가운데 고재청(9, 10, 11, 12대) 전 의원이 4차례 당선돼 지역에서 최다선을 기록했다. 이어 고재필(7, 8대) · 문형태(9, 10대) 전 의원과 현역인 김효석 의원이 재선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이 밖에 제헌의원인 정균식 의원을 비롯해 초선의원이 11명이다.

지난 60년간 담양에서 당선된 국회의원 후보 가운데는 여당 후보가 11명이었으며 야당 후보가 8명, 무소속 후보가 2명이었다.

중선거구제하에서 차점 당선된 4명의 야당후보를 감안하면 지역유권자들은 대체로 여당후보를 선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관권 · 금권선거가 횡횡했던 장기간의 권위주의 시대를 거쳐 온 탓도 한 몫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선된 후보들은 유권자들로부터 평균 47.27%의 지지를 얻었으며 당선자들의 분포를 나이별로 살펴보면 50대가 1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40대가 6명 그리고 30대가 1명이었다.

지역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로 당선된 의원은 지난 2000년 16대 총선에 출마했던 김효석 현 의원이다. ‘최초의 정권교체 · 호남정권’이라는 축제 분위기속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공을 들여 영입하고 공천한 김 의원은 92.4%(전국 최다 득표율)의 높을 지지를 얻었다. 기노을 한나라당 후보와 1대1로 승부를 겨룬 결과다.

반대로 가장 낮은 득표율로 당선된 의원은 50년 2대 총선에서 24.2%의 득표율을 기록한 김홍용 전 의원이다. 당시 현역의원이었던 정균식 제헌의원과 이 후 금배지를 달게 되는 박영종, 김동호 전 의원 등 8명이 경합을 벌인 총선이었다.

아울러 고재청 전 의원은 중선거구제로 치러진 12대 총선에서 아주 낮은 득표율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행운을 안았다.

모두 9명의 후보들이 난립한 가운데 치러진 선거에서 1위를 기록한 구용상 전 의원이 40.8%의 표를 몰아감에 따라 고 전 의원은 18.7%의 득표만으로도 차점 당선될 수 있었다.

담양이 배출한 국회의원 가운데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인물은 단연 4선의 고재청 전 의원이다. 중선거구제하에서 4차례 모두 차점당선된 고 전 의원은 창평출신으로 광주서중(6년제)과 서울대 상대를 졸업하고 신민당과 민한당에서 주요당직을 역임했으며 11대 국회에서 부의장을 지냈다.

장흥 고씨 문중은 고재필 전 의원까지 담양에서 재선에 성공하며 모두 6차례 지역민들의 선택을 받았다.

아울러 산업자원부 장관과 전라남도지사를 지낸 박태영 전 의원도 눈여겨 볼만한 인사다. 장성 출신으로 광주고와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박 전 의원은 은행과 보험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았으며 14대 총선 때 지역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 후 국민의정부에서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내고 전라남도지사에 당선되는 등 탄탄대로를 걸었다.

그러나 박 전 의원은 지난 2004년 본인이 2년간 이사장으로 재직한 국민건강보험공단 비리 연루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던 중 한강에 투신해 자살했다.

한편 우리지역은 1948년 제헌의회 구성을 위한 선거에서부터 1960년 5대 총선 때까지 담양군에서만 한 명의 국회의원을 뽑았다. 그러던 것이 63년 6대 총선부터 인근 장성군과 선거구가 합쳐져 96년 15대 총선 때까지 이어졌다.

이 기간 중 중선거구제로 치러진 9대부터 11대 총선까지는 담양 · 화순 · 곡성에서 2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했다.

16대 총선부터는 담양 · 장성 · 곡성이 하나의 선거구로 통합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지역이 배출한 역대 국회의원들의 면면

정균식 제헌의원부터 현역 김효석 의원까지
사사오입 반대, 정치군인, 레슬링협회장, 5.18 당시 광주시장 등등

초대 정균식(1904~?) 제헌의원은 담양 출신으로 담양공립보통학교와 일본 도쿄의 경성중학교를 졸업했다. 동아일보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신간회 담양지회장, 담양면장, 대한독립청년연맹 담양군위원장을 지냈다. 조선민족청년단 담양군단장으로 활동하던 중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2대 총선도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2대 김홍용(1902~1950) 전 의원 담양출신으로 일본 와세다대학 정경학부를 졸업하고 지역에서 면장으로 활동하다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1950년 한국전쟁 발발 당시 정부의 수도사수 결의를 믿고 피난을 떠나지 않았다가 서울에서 공산군에 의해 피살됐다.

3대 박영종(1917~ ?) 전 의원은 창평 출신으로 창평초등학교와 일본 와세다대학을 졸업했다. 서울신문에서 기자로 호남신문에서 편집국장으로 생활했다. 대한청년단 전남도단 부단장으로 활동하다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사사오입 개헌 이 후 의원들의 탈당이 이어지자 자유당은 평소 당 운영에 불만을 가졌던 박 의원을 제명했다.

4대 국쾌남(1922~ ) 전 의원은 담양 출신으로 일본 와세다대학 정경학부를 졸업하고 무역회사를 운영하다가 국회에 입성했다. 임기를 마친 이 후에는 세기상사의 사세를 확장하는데 주력했다. 1960년대 말 체조협회장과 페루 총영사를 지냈다. 현재는 회사지분의 대부분을 아들 국정본씨에게 넘겨주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다.

5대 김동호(1904~1974) 전 의원은 장성출신으로 장성공립보통학과와 서울 보성고보 그리고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를 졸업했다. 의사이면서 대한독립촉성국민회 담양지부장과 담양군수 그리고 호국군사연대장을 거쳐 국회의원이 됐다.

6대 박승규(1921~1971) 전 의원은 전형적인 군부출신 정치인이다. 담양출신으로 조선대학교를 4학년 때 그만두고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했다. 군내 요직을 거쳐 소장으로 예편 한 후 조폐공사 사장을 지내다 금배지를 달았다. 국회에서 통신체신위원장을 맡았었다.

7대, 8대 고재필(1913~2005) 전 의원은 장흥 출신으로 일본 주오대학 법학부 재학 중에 만주고등문과 시험에 합격했다. 법제처 법제관과 국방부 1국장 그리고 국회 법제조사국장을 지냈다. 담양 ? 장성에서 두 차례 당선 된 이 후 유신정우회(9대, 10) 당선경력까지 포함해 4선의원이다. 보사부장관과 유신정우회 운영위원 그리고 전경련 사회복지위원장을 역임했다.

9대, 10대, 11대, 12대 고재청(1928~) 전 의원은 창평 출신으로 광주서중과 서울대 상대를 졸업했다. 졸업과 함께 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했으며 신민당과 민한당으로 각각 2차례씩 당선됐다. 11대 국회에서 부의장으로 활약했으며 현재는 전직 국회의원들의 모임인 대한민국 헌정회 원로회의 부의장을 맡고 있다.

9대, 10대 문형태(1922~2006) 전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사동기(2기)다. 5.16 쿠데타가 일어났을 때는 미국 참모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합참의장을 거쳐 육군대장으로 예편했으며 8대 총선에서는 화순 · 곡성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된 3선 의원이다. 국회 국방위원장과 체신부장관을 지냈다.

11대 정래혁(1926~ ) 전 의원은 곡성 출신으로 광주서중 4년을 마치고 일본과 우리나라 육군사관학교 그리고 미국 지휘참모대학을 졸업한 정통군인 출신이다. 담양으로 오기 전 이미 서울 성북구에서 두 차례(9대, 10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현역의원이었다. 11대 국회에서 국회의장과 민정당 대표를 지냈다. 현재도 보수단체가 발표하는 각종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12대 구용상(1935~1995) 전 의원은 광주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공무원의 길로 들어섰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시장을 지냈으며 이 후 민정당 대표 보좌관을 거쳐 담양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이 후 김영삼 정권에서 전남도지사를 지냈다.

13대 김길곤(1931~2003) 전 의원은 담양 출신으로 28살에 민주당 담양군 청년부장을 지냈고 동국대 정치행정학과를 거쳐 신민당과 평민당에서 활동했다. 전국아마레슬링협회장을 지낸바 있으며 평민당 창당발기인으로 활약했다.

14대 박태영(1941~2004) 전 의원은 장성 출신으로 광주고와 서울대 상대를 나와 금융회사에서 일하다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임기를 마친 이 후 국민의 정부에서 산업자원부 장관과 전라남도지사를 지내며 승승장구했으나 2004년 비리혐의로 검찰수사를 받던 도중 한강으로 투신, 자살했다.

15대 국창근(1939~ ) 전 의원은 담양읍 출신으로 덕인고를 나와 광주공업단지에서 각종협의회장직을 역임하다 로터리클럽 회장과 삼화산업(주) 대표를 거쳐 정계에 발을 들였다. 전남도의회 의장을 거쳐 국회에 입성했다. 지난 5.31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했으나 중도에 포기했다. 지난달 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16대, 17대 김효석(1949~ ) 현 의원은 장성 출신으로 광주일고와 서울대 상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11회)에 합격해지만 공직자보다는 학자의 길을 택했다.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정보통신전문가 영입케이스로 DJ에 의해 발탁됐다. 첫 선거인 16대 총선에선 전국득표율 1위로 당선됐으며 17대 총선에서도 ‘탄핵역풍’을 뚫었다.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민주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다. /여의도통신=유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