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업 전 아태재단 부이사장의 4.25 보궐선거 출마를 만류하고자 했던 김효석 의원의 노력이 끝내 무산되면서 민주당의 변화를 기대했던 지지자들의 아쉬움이 터져 나오고 있다.

김홍업씨는 이달 초 오는 4월 25일로 예정돼 있는 전남 신안 · 무안 선거구 보궐선거에 무소속 출마의사를 밝혔다.

이에 지역주민들과 시민단체 그리고 지구당으로부터 민주당의 ‘역주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김효석 의원 역시 이 같은 지역여론을 감안해 홍업씨의 출마를 적극 만류했다. 먼저 김 의원은 권노갑 전 고문을 찾아가 이 같은 지역민심을 전하고 '동교동'의 재고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권 전 고문과의 만남에서 “민주당이 중대한 전환기를 맞은 최근 상황에서 홍업씨의 전남 무안 · 신안지역 출마는 국민들은 물론 전남도민들에게 민주당을 구태정당으로 각인시키는 부작용 낳을 수 있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전달했다.

아울러 김 전 대통령을 직접 보좌하고 있는 최경환 비서관을 통해 홍업씨의 출마보류를 요청하기도 했다.

홍업씨의 출마를 탐탁찮게 여기는 당직자들은 많았지만 동교동을 상대로 직접 출마재고를 요청한 사람은 김 의원 혼자였다.

김 의원은 <여의도통신> 기자를 만나 “대부분의 당직자들은 홍업씨의 공천으로 당내 분란을 뻔히 예견했으면서도 그 누구 하나 김 전 대통령 측에 직언하는 사람이 없었다”며 “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단다’는 심정으로 홍업씨의 출마를 만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의원의 노력은 끝내 무위로 돌아갔고 홍업씨는 출마의사를 꺾지 않았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홍업씨는 지난 15일 공식출마를 선언했다.

홍업씨의 출마의지를 확인한 김 의원은 19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홍업씨의 출마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며 “홍업씨의 출마로 ‘명분’을 잃은 민주당으로서는 현역의원을 한 명이라도 더 건지는 ‘실리’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홍업씨의 민주당 공천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이어 21일, 민주당 공천특별위원회가 홍업씨를 신안 · 무안 선거구 전략공천자로 발표했고, 예상대로 지역민들의 반발이 불길처럼 일고 있다.

홍업씨의 민주당 공천 발표 직 후 <여의도통신> 기자를 만난 김 의원은 “당초에 홍업씨의 출마의사를 포기시키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며 “원내대표로서 현역의원 한 명이 아쉬운 당 상황을 고려한 공천특위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여의도통신=유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