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행정업무와 정책사업에 대해 군민들이 직접 감사를 청구할 수 있는 ‘주민감사청구제’가 시행 7년째를 맞고 있으나 전국적으로 활용된 사례가 거의 없어 사실상 “有名無實” 한 제도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행정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고 주민 참여자치를 정착하기 위해 지난 2000년부터 시행중인 ‘주민감사청구제’는 담양군에서도 7년동안 단 한건의 청구 사례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청구 사례가 全無한 것은 제도 시행 이후 군민들의 관심사에서 잊혀지거나 홍보 부족탓 일 수 있고 또 청구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한데다 시간도 많이 걸리는 등 제도적인 한계가 한 이유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자신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일로 나서거나 매달리고 싶지 않다는 군민들의 참여의식 부족이 가장 큰 이유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있다.

실제, 개별적 이해관계나 사사로운 민원, 또는 소규모 집단 민원이 우리 지역에도 해마다 수십 수백건씩 발생하고 있지만 정작 담양의 미래와 군민 전체의 공공이익에 반할 수 있는 부당하고 적절치 못한 행정행위를 감시, 견제하고 바로 잡으려는 군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예를들어 현재 대규모 토목공사와 건축작업이 진행중인 에코-하이테크농공단지 조성사업, 담양군종합실내체육관 건설공사와 관련, 갖가지 소문과 함께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를 확인하고 바로 잡으려는 어떠한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현실을 잘 반영해주고 있다.

비단 이런 대형 건설사업이 아니더라도 담양군이 추진해왔던 크고작은 투자유치 사업 또한 추진과정의 문제점과 그 시행여부에 많은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모두들 침묵하고 있는것도 마찬가지. 이와관련 군의회 A의원은 “주민감사청구제는 집행부에 대한 의회 차원의 견제 감시 역할과는 달리 잘못된 행정에 대해 군민들이 직접 상급기관에 감사를 청구할 수 있는 참여 민주주의의 한 방편이다” 며 "잘 활용할 경우 잘못된 행정행위와 단체장의 독선, 독단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제도"라고 말했다.

한편 담양군의 경우 주민감사청구제 시행당시 주민 5백명 이상이 연서해야 상급기관에 감사 청구를 할 수 있었으나 지난 2003년 6월 조례개정을 통해 2백명으로 대폭 줄였다. 그러나 특정사안을 놓고 주민 2백명의 서명을 받아야 하고 또 절차상 청구인 대표자가 감사를 신청한 후에 증명서교부, 신청주민서명, 청구인명부제출, 관보 및 게시판공고, 청구인명부열람, 청구요건심사, 감사실시, 감사종료 까지 최장 60일이 소요되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웬만한 소신과 인내심을 갖지 않고서는 군을 상대로 군민들이 감사를 청구하는 것은 현실적인 어려움도 뒤따른다.

따라서 주민감사청구제를 보다 쉽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누구보다도 적극적인 참여의식을 가진 군의회, 시민단체들이 앞장서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행정과 부당한 정책, 단체장의 독선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의회와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적극적인 참여 의지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한명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