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영농기를 맞아 하우스용 비닐과 비료, 농기계 등 농자재 가격의 인상으로 농민들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농민들이 많이 사용하는 화학비료의 경우 종전 4000원 하던 요소 값이 9150원까지 인상됐다.
2005년부터 농협이 보조해 주던 비료 값을 연차적으로 폐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도 이미 농협보조 폐지로 비료 값을 비싸게 구입해 사용하거나 올해부터 거의 100% 인상된 값으로 농사를 지어야 할 판이다.
이같은 농자재 값 인상은 생산원가의 상승으로 이어져 당연히 판매가가 올라가야 하지만 시장의 농산물 가격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어 농가들은 활로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 비료 값 인상…정부 보조금 폐지가 원인

농협에서 판매하는 2월 21일자로 비료 값이 급등해 농가 부담이 크게 늘고 있다.

비료의 경우 요소비료는 1포대(20kg)당 8900원 하던 것이 9150원으로 3% 인상 됐고 NK(이삭거름)은 7450원에서 7600원, 복합비료(21-17-17)도 포대(20kg)당 9050원에서 9350원으로 300원 올랐다.

불과 2년전에 4000원 안팎에 머물던 화학비료 가격이 이처럼 급증한 것은 정부가 지난 2005년 7월1일부터 보조금(금액의 50%) 지원을 폐지한 것이 근본적인 요인이다.

화학비료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친환경농업 육성정책에 역행한다는 지적과 OECD에서의 환경유해보조금 문제 논의 등 대내외적인 여건 변화에 따라 당초 2002년 보조금 지급을 폐지하기로 했으나 농민들의 반발로 2005년 폐지하게 됐다.

이후에도 국제유가 인상과 원료시장의 가격폭등 등을 이유로 매년 화학비료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농민 박모씨는 “지난해 비료 값만 200여만원이 지출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땀 흘려 지은 농산물은 제값도 못 받고 있어 정부에 진 빚은 늘어만 가고 있다’고 속상해 했다.

* 비닐, 필름, 파이프, 농기계 등 영농자재 가격도 상승세

비료 값에 이어 하우스용 비닐, 파이프, 과수용 필름(햇빛 반사용 비닐), 농기계 등의 영농자재 값도 계속 오르고 있다.
국제 원자재가격과 운임 등의 상승으로 가격인상 요인이 발생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농민들에 따르면 최근 농업용 비닐가격은 노지작물용의 경우 지난해 1롤당 3만2천~3만4천원 하던 가격이 올해는 3만6천~3만9천원으로 7~9%나 상승했다.

또 시설하우스용 철재 및 파이프와 비닐의 경우도 지난해보다 5~10% 가까이 올랐다.

농기계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D사에서 신제품으로 출시한 경운기의 경우 지난해 238만원에서 249만원으로 5% 인상됐다.

농업인들은 이처럼 농자재 가격의 인상이 생산비 상승으로 이어져 농업경쟁력을 약화시키며 농가경영을 더욱 어렵게 할 것으로 전망하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농업인 장모씨는 “각종 농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 농사짓기가 어려운 상황으로 농사를 지어도 생산원가를 건질지 의문이다” 며 “농산물 가격은 그대로 인데 농자재와 비료는 올라 농사지을 맛이 안 난다”고 말했다.

/정종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