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진흥기금의 취지가 무색해졌다. “농업경쟁력 강화와 농업인 소득증대를 위한다”는 취지의 이 기금은 올해도 16억8천4백만 원의 융자금액을 예정하고 운용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농업진흥기금의 운용상 문제점이 도출되면서 “제도를 개선해야한다”는 농민들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농업진흥기금을 지원받아 상환하지 못하고 있는 한 농민의 말이다. “나 같은 경우 상환날짜가 11월이다. 1천만 원이라는 돈을 연말에 어떻게 한 번에 갚나!” 라고 하소연한다.

“물론 대출당시 농협에서 사업성이나 계획서를 검토한다. 하지만 농촌현실은 변수가 많다. 때문에 내가 아는 사람들도 대부분 빚내서 빚 갚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90% 이상이다”고 말했다.

이어 “거치상환제가 1년분을 한 번에 낸다는 것을 모르고 대출받은 것은 아니다. 또 농협에서도 1년 치를 한 번에 내려면 힘드니 적금을 이용할 것을 조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 점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한다. “따로 적금을 붓고 돈 만들어서 갚으라고 할 것이 아니라 상환방법을 다각화하면 될 것 아닌가”라고 성토한다.

“어차피 농민의 안정적인 삶을 위한 기금이라면 농민의 현실을 반영할 수 있는 운용 방식이 채택되어야 하는데 일률적인 방식만을 고집하고 있으니 그에 따른 부작용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실제 3천만 원을 대출한다고 가상할 경우 상환방식은 거의 2년거치 3년상환(연리 2%)제이다. 이 경우 처음 2년간은 대출일에 이자 60만원을 한 번에 내고 다음 삼년간은 이자와 원금을 합한 금액을 3회로 나눠 1년에 한 번씩 상환하게 된다. 이처럼 상환기간에는 1천만원이 넘는 금액을 한 번에 내야하는 큰 부담을 안게 된다. 때문에 상환기일이 도래해도 갚지 못 할 경우 연말에 상환고지서를 받게 되며 이후에는 복리로 계산돼 빚은 눈덩이처럼 커지게 된다.

군 관계자는 “농업진흥기금은 현재까지 77건이 운용돼 5억6천1백만 원이 대출됐으며 그 중 59건 4억2천2백만 원이 상환됐고 미상환금은 18건에 1억3천9백만 원이다”고 밝혔다.

상환방식에 대해선 “농민들 여건상 매월 또는 분기별 할부상환 등으로 방식이 다양화되면 매우 유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위해선 조례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대출 받은 농민들도 ‘나랏돈은 쌈짓돈’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이상 어떤 방식을 채택하더라도 상응하는 부작용은 발생할 것이다”고 충고했다.

/서영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