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우리 속담에 ‘사또 떠난 뒤에 나팔 분다’는 말이 있다. 이를 풀이하자면 어떤 일을 행함에 있어 마땅히 해야 할 때에 아니 하다가 그 시기가 지난 뒤에 하는 것을 빗대어 조롱하는 말이다.

이정섭 군수가 지난 15일 중앙부처를 방문하고 돌아왔다. 방문 목적은 지역현안사업을 설명하고 또 필요한 사업비를 요청하기 위해서란다.

그러나 정부 예산편성 작업은 사실 오래전에 끝났다. 내년도 예산안은 이미 9월 중에 국회로 넘어가 심의를 기다리고 있으며 국회에서도 이달 중에는 심의에 들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예산확보를 위한 중앙부처 방문이라면 7월이나 8월 중에 했어야 시기적으로 적절하다. 시쳇말로 ‘뒷북치고 있는 것’이다. 이 군수 취임 후 행적을 주목해보면 이를 더욱 실감케 한다.

정말 중요한 일은 뒤로 제쳐두고 공무원 특채와 인사, 도시계획조례 개정 등 시급하지도 않은 일에 매달려 시기를 놓친 결과다. 주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예산확보보다 공무원 특채나 인사가 더 시급한 사안이었나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해답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비록 늦었지만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만은 높이 살 일이다. 군수가 해야 할 일의 최우선 순위는 당연히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발전을 앞당기는 일이며 이같은 결과가 가시화 될 때 비로소 ‘살맛나는 담양’도 이룩될 수 있을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 이제 시작했으니 나머지 절반의 성취를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