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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칼럼/ '모든 것이 다 김대업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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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7.01.29  17: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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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여의도통신 논설위원, 시사평론가)

지난 2002년 대선 과정에서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폭로했던 김대업 전 의무부사관의 이름이 2007년 대선 정국에서 다시 거론되고 있다.
‘김대업’이라는 이름 석 자가 자꾸만 거론되는 곳은 한나라당이다. 우선 박근혜 전 대표가 “김대업 10명이 나와도 이길 수 있는 후보여야 한다”라고 언급하면서 라이벌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한 검증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전 시장 역시 자신과 관련한 부정적인 소문을 두고서 “2002년에는 ‘김대업식 네거티브 공세’가 통했지만 이젠 국민의식이 달라졌기 때문에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이 자꾸만 김씨를 거론하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대권 경쟁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폭로전이 발생할 때를 대비해 사전에 약(?)을 친 것으로 보인다.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여론의 동요를 무마할 의도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어떤 의혹이 불거져도 “그것은 김대업식 폭로공세”라며 손쉽게 대응하겠다는 속내라고 할 수 있다. 한나라당은 이처럼 김씨 같은 존재만 없으면, 그리고 이대로 10개월만 ‘사고’ 없이 잘 지나가면, 청와대 열쇠를 10년 만에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 크게 두 가지 의문이 든다. 우선 한나라당이 실제로 김씨 때문에 ‘다 이긴 선거’에서 진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시기적으로 김씨의 폭로는 2002년 5월에 이뤄졌다. 그러나 대선 지지율 변화의 중대 분수령은 그 해 11월 말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가 이뤄진 시점이었다. 이때까지 이회창 전 총재의 지지율은 부동의 1위를 유지했다. 따라서 시점 상으로만 본다면 대선 패배의 모든 책임을 ‘김대업 탓’으로만 돌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물론 이른바 ‘병풍’이 당시 선거 정국에서 전혀 변수가 되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것이 이 전 총재의 ‘이미지’를 ‘특권층’과 ‘기득권층’으로 굳힌 측면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것도 호화빌라, 원정출산 문제 등 여러 가지 ‘사실’과 결부되면서 빚어진 현상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병풍’이라는 단일 변수가 대선 판도 전체를 흔든 충격적 요인일 수는 없다는 말이다.
또 하나의 의문은 김씨가 밝힌 병역비리의 본질이 사법당국에 의해 완전한 허구와 날조로 판명됐는가 하는 점이다. 김씨가 “전태준 전 의무사령관이 이 전 총재 큰 아들의 신검부표를 파기토록 지시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대법원은 전 전 사령관이 김 씨를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및 무고 혐의를 인정했다. 이 전 총재 아들의 병역 비리를 은폐하기 위한 대책회의가 열렸다고 주장한 김씨와, 그 주장을 보도한 오마이뉴스와 일요시사에 대해서도 법원은 1억원을 나눠서 내라고 판결했다. 그런데 이런 판결들이 과연 ‘이 전 총재 아들에게 병역비리가 전혀 없었다’는 결론으로 귀결될 수 있는 객관적 근거가 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한나라당이 두 번이나 집권에 실패한 것을 오로지 ‘김대업 탓’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원래 대권은 한나라당 몫이었는데 상대 당에서 야비한 전술을 써서 결국 탈취해갔다는 논리인 셈이다. 압도적인 여론조사 지지율을 자랑하는 한나라당. 그 한나라당을 불안하게 하는 실체는 무엇일까. ‘제2의 김대업’일까. 아니면 취약한 시대정신이라는 지지대 위에, ‘반 노무현 정서’에 온전히 기대 서 있는 한나라당 자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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