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수익 환수팀'. 불법적인 방법으로 벌어들인 범죄수익을 환수하기 위해 검찰이 만들려는 새로운 기구의 이름이다. 지난 19일 검찰은 5월경에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산하에 '범죄수익 환수팀'을 설치,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검찰이 '공적자금비리 합동단속반'에서 활동했던 민완 검사를 이 조직의 팀장으로 이미 내정했으며, 이어서 5∼6명의 전문인력을 선발 중에 있다는 소식까지 들려온다.
"지금까지는 수사 과정에서 발견된 범죄수익을 몰수하고 추징하는 데 그쳐 왔으나, 앞으로는 자금세탁 수사를 한층 강화해 범죄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환수할 것이다."
지난 19일 검찰 관계자가 기자들에게 밝힌 내용이다. 그렇다면 환수(還收)는 도대체 몰수(沒收)나 추징(追徵)과 무엇이 어떻게 다른 것인가. 몰수와 추징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이렇다. 우선 몰수는 "범죄 행위와 일정한 관계가 있는 물건을 박탈하는 형벌"을, 추징은 "몰수하여야 할 물건을 몰수할 수 없게 되었을 때, 그 몰수할 수 없는 부분의 가액(價額)을 물리어 거두는 일"을 가리킨다.
실제로 법전을 열어보면 형법에 이와 관련된 조항이 보이는데, '몰수의 대상과 추징'이라는 제목을 가진 48조에는 다음과 같은 3개의 조항이 포함돼 있다.
(1)범인 이외의 자의 소유에 속하지 아니하거나 범죄 후 범인 이외의 자가 정을 알면서 취득한 다음 기재의 물건은 전부 또는 일부를 몰수할 수 있다.
(2)전항에 기재한 물건을 몰수하기 불능한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
(3)문서, 도서, 전자기록 등 특수 매체 기록 또는 유가증권의 일부가 몰수에 해당하는 때에는 그 부분을 폐기한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모든 것이 끝난다는 것이다. 아무리 몰수나 추징을 하려고 해도 당사자가 '오리발'을 내밀면 속수무책인 것이 현실. 전두환, 노태우 씨 등 두 전직 대통령과 김우중 전 대우 회장 등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에 속한다. 일부 형법 조항을 개정해서라도 몰수나 추징의 법률적 한계성을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 일각에서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효과적인 대안은 있을까? 필자는 <성경>에서 그 해답의 실마리를 찾아보고 싶다. 누가복음 19장 8절에는 "삭개오가 서서 주께 여짜오되 '주여 보시옵소서. 내 소유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주겠사오며 만일 뉘 것을 토색(討索)한 일이 있으면 4배나 갚겠나이다'"라는 대목이 있다.
여기서 나오는 '4배 환수론'은 구약과 관련이 있다. 실제로 출애굽기 22장 1절에는 "사람이 양을 도적질하여 잡거나 팔면 그는 양 하나에 양 넷으로 갚을 찌니라"라는 대목이 나온다. 그런데 정작 필자가 주목한 것은 그 다음의 이런 구절이었다.
"도적은 반드시 배상할 것이나 배상할 것이 없으면 그 몸을 팔아 그 도적질한 것을 배상할 것이요."
국가 최대의 현안이자 과제인 사회적 양극화를 충분히 해소하고도 남을 만큼 천문학적 규모의 국가 재정을 도적질하고도 '배 째라' 식으로 나오는 사람들에게 일당 3만원의 '노역'으로라도 갚게 하는 것은 어떨까. / 정지환(여의도통신 대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