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정계개편 논의로 들썩이고 있다. 4.30 재보궐선거 결과 여당의 참패로 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되면서부터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통합, 민주당과 중부권 신당, 한나라당과 민주당과 중부권신당 세력을 포함한 범 보수세력 결집 등 정치적 경우의 수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정치적 경우의 수가 어떻게 됐든 그 조합을 완결할 수 있는 열쇠를 가지고 있는 것은 민주당이다. 중부권 신당은 아직 그 실체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자민련과의 변별성을 어떻게 가져갈지도 주목된다.
때문에 민주당을 향한 각 당의 구애는 적극적이다 못해 노골적이기까지 하다. 열린우리당은 문희상 의장과 정세균 원내대표가 '통합필요성'의 운을 띄우고 있다.
구애의 대상인 민주당에서도 다양한 경우의 수가 거론되면서 미묘한 입장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부실기업"라면서 "망할 정당과 왜 합치느냐"(한화갑 대표)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모든 정치세력과 연합이나 통합을 모색해야 한다"(김효석 의원)는 주장도 있다. "이혼도 어렵지만 재혼은 더 어렵다"(이낙연 의원)는 말로 열린우리당과의 통합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정계개편, 당 3역 입장은?
정계개편은 각 정파간 이해득실이 맞아 떨어질 때 가능하다.
민주당 내에서는 정계개편은 세 확대가 필수 불가결한 과제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인 많다.
지난 재보궐 선거에서 수도권 진출을 노렸던 민주당으로서는 외연 확대가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다. 의석수 9석의 소수 정당으로서의 설움을 지난 1년간 누구보다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다.
한화갑 대표, 이낙연 원내대표, 김효석 정책위의장 등 당 3역 모두 민주당의 외연 확대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다만 그 대상이 누구냐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정치적 셈법을 가지고 있다.
일단 한화갑 대표는 열린우리당보다는 중부권 신당에 대해 우호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열린우리당에 대해서는 '부실기업'이라고 강하게 쏘아붙이면서도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중부권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서는 '지역당이 나쁠 것 없다'라는 표현을 써가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 3일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통합이 필요하다면 민주당으로 원대복귀하라"고 요구하면서도 중부권 신당론에 대해서는 "자기네 정서를 대변해 준 정당이 없어 다시 또 자기네 세력을 구축하자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8일 민주당의 텃밭인 목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는 "정책이 맞는 정당과는 언제든지 연대할 수 있다"며 가능성의 여지를 열어놓았다.
한화갑 대표가 충청과 호남 연대라는 지역 기반에 무게축을 싣고 있는 반면 이낙연 의원은 '원칙론'을 내세우고 있다.
이낙연 의원은 지난 8일 "요즘 민주당을 둘러싸고 나오는 통합론은 다분히 정치공학적 접근에서 출발한 것 같다"며 "정치공학은 필요악일지 모르나 지나친 정치공학적 접근은 목표의 실현을 어렵게 만들 수 있고 다수 국민의 동의를 얻기도 어렵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지역 김효석 의원은 어떻게 생각하나?
정부로부터 입각 제의를 받은 바 있는 김효석 의원은 "전술적 차원에서 세불리기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동조세력과의 통합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중부권 신당론에 대해서는 "실체가 드러나지 않아 정책이 어떤지 모르는 것 아니냐"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은 뿌리가 같다"며 중부권 신당보다는 열린우리당과의 통합에 좀 더 무게감을 싣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6일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합당론이 세불리기 차원에서 머물러서는 안된다"면서도 "동조하는 세력이 있으면 통합을 모색해 나가겠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의석수 9석인 소수정당의 한계를 절실히 느낀다는 김 의원은 "민주당이나 중부권 신당이나 결국 현 정치 구도에서는 독자적인 생존이 어려운 형태에 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연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며 통합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통합의 방법에 대해서는 김 의원의 생각은 확고했다.
민주당의 생각과 이념에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민주당은 앞으로도 영원히 살아남을 당이다. 민주당이 생각하는 이념과 기치 아래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형식의 정계개편이 되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김 의원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은 뿌리가 같다"며 "열린우리당의 내부사정이 정리되어야 (통합논의가) 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