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일’을 걱정하는 순박한 시골촌로와 어느 여당 중진 국회의원간에 나눈 대화를 내용을 옮긴 것이다. 국회의원이라고 먼저 배려해주는 지역민들의 넉넉한 ‘인심’을 전해들을 때마다 이 의원은 가슴이 뜨끔하다고 한다.
을유년을 마감하며 본지와 여의도통신은 우리 지역출신 김효석 국회의원이 얼마나 ‘나랏일’에 바빴는지 점검한다.
▶출 석 = 참여연대의 ‘국회의원 출석현황 자료(12월 19일 현재)’에 따르면 김 의원의 국회 출석성적은 다소 저조한 편이다. 김 의원은 올해 45차례 열린 국회 본회의 가운데 36차례(80%) 참석했으며 상임위에도 87차례 회의 가운데 71회만 참석해 81.6%의 출석률을 기록했다.
특히 저출산고령사회대책특별위원회에는 5차례 회의 가운데 단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아직 특위가 자리를 잡지 않은 시점이어서 출석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리고 최근 김 의원이 관심을 쏟고 있는 대북문제와 관련해서도 김 의원은 올 6월 국회 남북관계발전특위 위원자리를 사임했으며 사임하기 전까지 열린 5차례회의 가운데 1차례만 참석했다.
이 같은 저조한 출석률에 대해 김 의원은 “봄 · 가을에 국회 일정과 지역의 각종 행사가 겹치면서 국회 회의에 많이 참석하지 못한 것 같다”며 “공청회나 토론회 진행을 위해 몇 차례 자리를 비운 적도 있지만 개인적인 일정으로 결석한 일은 없고 당을 대표해 참석해야할 일도 있었음을 양해해 주기 바란다.”고 불출석 이유를 설명했다.
▶입법활동 = 민주당 ‘정책통’을 자처하는 김효석 의원은 지난 한 해 동안 모두 22건의 법안을 발의했으며 이 가운데 2개 법안은 ‘수정가결’됐으며 3개 법안은 ‘대안폐기’됐다. 그리고 1개 법안은 ‘철회’했다.
‘수정가결 되었다’는 뜻은 법안의 기본골격까지 변화시키는 수준은 아니지만 법안내용 중 일부를 수정해 본회의에서 의결되었음을 말한다. 김 의원이 제출한 법률가운데 한국수출입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금융지주회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수정가결’됐다.
‘대안폐기’는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의원이 다수일 때 법안을 심의하는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의원들이 제출한 각 법안을 조정 · 통합해 ‘위원회 대안’을 내놓으면서 의원들이 제출한 법안을 폐기 처리하는 절차를 뜻한다. 김 의원이 발의한 법안가운데 증권거래법 일부개정법률안과 학자금대출 신용보증법안 그리고 주식회사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대안폐기’됐다.
‘법안을 철회했다’는 말은 법안 발의의원이 이미 제출한 법안내용 가운데 오류를 발견했을 경우 선택하는 방안으로 장기를 두가다 한 수를 무르는 것과 같은 것이다. 김 의원은 금융기관에 진 빚을 대신 받으러 다니는 채권추심기관의 구성원에 대한 자격을 규정한 신용정보의이용및보호에관한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시민단체를 포함한 일반인들의 오해가 많다는 이유로 ‘철회’했다.
김 의원이 발의한 22개 법안 가운데는 개정법률안이 19개로 가장 많으며 제정법률안이 2개 그리고 특례법안이 1개 있다.
법률의 한 조문 또는 한 문구만 바꿔도 개정법률안으로 성립하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개정법률안 발의가 제정법률안 발의보다 질적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법안발의 실적에서 김 의원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열린우리당 정성호(경기 양주 동두천 · 초선) 의원실의 이노문 보좌관은 “법안의 혜택 대상을 규정하는 조문을 ‘여자만’에서 ‘여자도’로 바꾸는 개정안은 형식측면에서는 한 글자만 바꾸는 것이지만 실제 법안내용에는 엄청난 차이가 나는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개정법률안의 가치가 폄하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지난 8월 당을 대신해 식품안전기본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김 의원실의 법안담당 비서관은 “양적으로는 물론이고 질적으로 적어도 공무원들이 인정하는 수준의 법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고 밝히면서도 “그러나 가끔 복잡한 법안보다 ‘재외동포법’ 같은 이미지 강한 법안발의 유혹도 느낀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국정감사 = 김 의원의 올 국감은 ‘사상 최초의 NGO 모니터단 선정 6년 연속 우수 국회의원 수상’으로 상징된다.
올 국감에서 김 의원은 보험사기 문제점, 정부의 부동산 대책 등 경제현안에 대한 정책 질의에 집중했다. 그리고 금융산업구조조정법을 비롯한 삼성 논란이 정치적 공방으로 비화되는 것은 경계하면서도 정부의 경제 실정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세무정보 공개’ 등 7권의 정책 보고서를 펴내며 정책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의원은 “정책중심의 질의를 하고 답변을 요구하면서도 자극적인 사건에 정책질의가 묻힐 때는 ‘나도 한번’이라는 유혹을 느끼기도 한다”고 국감소감을 털어놨다.
▶정치활동 = 김 의원 정치활동의 근간은 민주당 정책위 의장 자리다. 그리고 예산결산위원회 참여한다는 메리트 역시 정치활동에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여야와 청와대가 탐내는 김 의원은 전문성 또한 김 의원의 큰 자산이다.
올해까지는 김 의원의 ‘정치적 활동’이 그리 활발하진 않았지만 올해와 같은 추세로 민주당의 당세과 확장되고 내부 경쟁이 치열해진다면 김 의원 역시 '선비‘로만 남아 있기는 어려울 것이다.
당직과 국회직의 배분에 있어서도 새로운 비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보다는 내년이 김 의원의 정치활동을 관전하기가 재미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의 정책활동을 돌아면서 양과 질에서 부족함이 없는 입법현황과 그리고 국정감사 성적은 80%를 겨우 넘는 회의 출석률과는 왠지 부조화를 이룬다.
“과외는 생각지도 않고 학교수업에 충실하면서 잠도 충분히 잤다”는 수학능력시험 전국수석 학생의 소감이 진실이라면 ‘학교수업=국회 회의’에 충실하지 않은 김 의원이 다른 의원들에 뒤지지 않을 입법활동과 국정감사 결과를 내놓은 현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원래 머리가 좋은 학생인 것인지, 아니면 자율학습을 남들보다 열심히 하는 학생인지 여의도통신이 더 지켜 볼 것이다.
두 차례에 걸친 김 의원 의정활동 정리기사를 통해 지난 한 해 동안 ‘나랏일’을 돌보느라 지역구를 자주 찾지 못해 죄송하다는 김 의원의 변명 아닌 변명을 들었던 지역구민들의 궁금증이 다소나마 풀리기를 기대한다.
김 의원은 본지와 여의도통신의 의정모니터 활동에 대해 “나름으로 지역을 늘 생각하면서 의정활동을 해 왔다고 생각했었는데도 모니터 결과물들을 보니 모자람이 있었다”고 평가하며 다음과 같은 송년인사를 보내왔다.
“폭설피해로 어려움이 더 크게 느껴지는 연말이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희망의 끈은 놓지 않아야겠다. 늘 돕고 서로를 아껴주는 우리 지역인 만큼 슬기롭게 모든 일을 잘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뭐든 다 하겠다. 할 수 없는 일도 오기로 해 보겠다. /여의도통신 = 유광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