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미스터 정책통'인 김효석 의원이 지난 8월 국회에 제출한 보험업법 개정안 때문에 뜻하지 않은 구설수에 올랐다.
김 의원이 제출한 법안에는 보험사기의 유형을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물론 보험사기 혐의가 있는 보험사기 용의자의 진료내역 정보를 금융감독위원장이 건강보험공단에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3개월 동안 순조롭게 국회의 발의·심의 과정을 밟아오던 김 의원의 법안은 그러나 지난 1일부터 법안과 관련해 ‘개인의 질병정보를 민간보험사에 제공할 수 있는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도마에 오르기 시작했다.
'개인 의료정보 유출 우려 기사'가 각 일간지에 나오자 김 의원의 홈페이지에는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의 반대성명과 네티즌의 비난 글이 쇄도했다.
한 네티즌은 “김 의원은 보험사 배불리는 보험사기 단속에 열 올릴 것이 아니라 보험금 지급 때만 되면 돌변하는 보험사 길들이기에 전력투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김 의원실 관계자는 “법안내용 어디에도 개인의 질병정보를 ‘민간보험사’에 제공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강조하고 “국가기관인 보험공단의 정보를 같은 정부기관인 금융감독위원회가 그것도 보험사기 혐의가 유력한 용의자의 정보에 한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이번 법안의 뼈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법안의 목적은 보험시장의 질서를 건강하게 만드는데 있는 것이지 보험사의 이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 둔다”고 다시 한번 법안의 취지를 설명했다.
보험시장 질서를 정비하려던 김 의원의 당찬 시도는 평소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횡포에 시달려 온 일반 국민들에게 보험사 배불리기로 비쳐지면서 일단 추진력을 잃게 됐다.
김 의원은 향후 법안의 처리 방향에 대해 “지난 6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회원회 심의과정에서 법안과 관련해 의견을 가진 모든 단체들을 모아 공식적으로 논의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사안에 대한 오해가 완전히 풀리고 각 이해당사자간의 완전한 합의가 이루어진 다음 다시 법안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내 ‘정책통’으로 올 한 해에만 22건의 법안을 발의하며 활발한 입법활동을 벌여온 김 의원에게 국민들의 ‘법감정’이라는 감당하기 쉽지 않은 손님이 찾아왔다. 김 의원이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나갈 것인지 주목된다. /여의도통신=유광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