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15 총선 당시 50%에 육박했던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최근에는 10%대까지 떨어졌다. 그야말로 '날개 없는 추락'이다. 구심점을 잃은 여당은 최근 내분 사태까지 겹쳤다.
그 사이 야당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상승국면이다. 한나라당은 4.30 재보궐선거에서 완승하면서 정국 주도권을 장악했다.
민주당도 동반 상승 국면이다. 호남 출신 일부 의원들의 민주당 입당설도 제기되고 있다. 본인들은 극구 부인하지만 구체적 의원 명단도 흘러나오고 있다. 게다가 잠재적 대선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고건 전 총리의 행보도 심상치 않다.
고건 전 총리 라인으로 분류되는 최인기 의원이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최 의원과 강운태 전 의원, 이낙연 원내대표가 고건 전 총리와 회동했다. 민주당의 '고건 영입'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호남발 정계개편론도 더불어 정국을 출렁이게 하고 있다.
물론 정계개편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민생경제는 바닥인데 정치권은 대권에만 관심을 기울인다는 따가운 비판도 있다. 민주당 내에서조차도 신중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김효석 의원이 대표적이다.
김효석 의원은 13일 여의도통신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고건 씨의 거품이 꺼질 수도 있다"고 잘라 말했다. 고건 영입 카드로 정치적 반전을 꾀하려는 당내 시도도 신중치 못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김 의원은 "고건 씨도 그렇고 부추기는 사람들도 좀더 신중해야 한다. 이렇게 가면 거품이 쉽게 빠질 수 있다"며 "고건 씨는 절대 민주당 선택 안 한다. 오히려 신당 움직임이 있을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또 김 의원은 "요즘 보면 민주당이 신당 움직임에 휩쓸리는 것 같은데 조만간에 입장 정리하고 행동에 나서겠다"며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고건 영입 움직임에 불편한 시각을 나타냈다. 향후 정치 일정과 관련, 민주당이 오지도 않을 고건 카드에 매달리고 있다는 비판이다.
특히 김 의원은 "선거 때마다 특정인을 중심으로 신당이 만들어지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며 대권만을 염두에 둔 정치권의 이합집산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여과 없이 노출시켰다.
김 의원은 "지금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누구를 차기 대통령으로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호남지역민들이 느끼는 박탈감을 정책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를 고찰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지금 상황이 지난 15대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급부상하던 형국과 유사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당시 이 전 총리의 인기는 고건 전 총리 못지 않았다. 하지만 이 전 총리는 두 번 도전에 두 번 모두 실패했다.
그렇다면 고건 전 총리는 과연 어떤 길을 갈 것인가. 그리고 민주당의 선택은 어디로 모아질 것인가. /여의도통신=김동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