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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장성과 담양이 정읍과 통합된다고?기자수첩 - 장성과 담양이 정읍과 통합된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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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행정구역 개편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장성·담양·정읍 통합설이 일부 언론에 의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진원지는 지난달 26일 금요일자 한국일보 보도. 한국일보는 이날 행정구역 개편 관련 보도를 하면서 열린우리당의 검토안이라며 광역시 설치안을 지도와 함께 보도했다.
관련 지도에 따르면 장성·담양·정읍이 각각 하나로 통합된다. 현재 같은 선거구인 곡성은 구례, 순천과 통합된다.
보도대로라면 해당 지역의 커다란 이슈가 될 지역간 통합이 지역 주민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정치권에서 일방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한국일보에 보도된 지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남 광양과 경남 하동, 전남 영광과 전북 고창, 충북 옥천과 충남 금산, 경기 포천 연천과 강원 철원이 하나로 통합되는 등 기존의 도 경계가 무너지는 획기적 안이 담겨져 있다.
그러나 보도가 나가자 열린우리당 지방자치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 같은 안이 당에서는 전혀 검토된 적이 없다고 펄쩍 뛰었다.
열린우리당 지방자치특별위원장인 심재덕 의원도 "전혀 사실 무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여야가 25일 여야정 모임을 열어 행정구역 개편 논의를 한다는 큰 틀의 합의는 했지만 구체적 안은 논의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역간 통합이 구체적으로 명시된 이 지도는 어떻게 된 것일까. 취재 결과 지도는 지난 99년 교보문고에서 발간된 <마지막 남은 개혁@2001>이라는 책자에 소개된 광역시 설치시안과 동일했다.
박승주 행자부 국장을 비롯한 3명의 학계 전문가가 공동으로 저술한 이 책의 주제는 '지방 재편의 구상과 발전전략'. 행정구역 개편 방향에 대한 학계의 연구결과를 집대성한 것이다.
여기에는 세 개의 지도가 등장한다. 첫 번째는 한국일보에 보도된 것과 같은 광역시 설치시안. 전국을 59개 지역으로 개편한 이 지도는 인구와 면적을 기준으로 작성됐다. 작성 당시 장성·담양·정읍의 인구 합계는 26만여명.
열린우리당이 인구 100만명 기준으로 60-70여개의 광역시로 행정구역을 개편하는 안을 검토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또 다른 지도에는 장성·담양·광주·순천 등 4개 지역을 하나로 묶었다. 세 번째 지도에는 장성·담양·정읍·순창·고창·영광·곡성·구례·남원 등 9개 지역을 하나로 통합하는 방안이 실려 있다.
열린우리당 지방자치특별위의 한 관계자는 지도가 맨 처음 소개된 책자를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언론이 너무 앞서간다. 이 지도는 언론에 여러 번 소개된 바 있다. 정치권에서 검토하는 여러 가지 안들도 기존에 전문가들이 연구한 결과를 다시 검토하는 것에 불과하다. 언론이 과거 학계에서 발표된 내용들을 재탕, 삼탕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과거 발표됐던 지도를 확인 없이 재탕, 삼탕 하는 언론의 모습에서 중앙 언론이 어떤 시각에서 행정구역 개편 논의를 바라보고 있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여의도통신=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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