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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6.11.09  15:2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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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관(史官)을 자처하며”





세계 역사상 유래를 찾기 어려울 만큼 방대한 분량의 '조선왕조실록'이 나오기까지에는 사초를 기록했던 조선 사관(史官)들의 추상같은 선비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史官이란 옛 조선시대 역사를 기록하는 관리를 일컫는 말로 춘추관의 9품 말단 벼슬아치에 불과했지만 임금까지도 두려워했던 존재다. 이 史官들은 붓 한 자루에 목숨을 걸었다.



왕자의 난을 일으켜 왕위에 올랐던 태종이 사냥을 나갔다가 실수로 말에서 떨어지자 태종은 맨 먼저 "이 일을 史官이 알지 못하게 하라"고 지시했다. 또 폭군 연산도 "짐이 가장 두려운 것은 오직 史官뿐이다" 라는 말을 수없이 했다고 한다.



태종 때의 史官 '민 인생'은 태종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기록하기 위해 임금을 그림자처럼 따라 다녔다. 태종은 이러한 민 史官에게 자신의 처소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명령했다. 그러나 민 史官은 "史官 위에는 하늘이 있다"며 임금의 명을 듣지 않았다가 결국 귀양을 갔다. 오직 진실한 역사를 위해 임금과 당당히 맞섰고 초개같이 목숨도 내던졌다.



史官의 주요 임무는 史草(사초)를 작성하는 일이었다. 사초란 역사를 편찬하기 위해 史官이 기록하는 초안으로 임금의 公私간 모든 말과 행동을 기록했다. 史官은 사초를 비밀리에 간직했다가 임금이 죽고 난 후 실록을 편찬할 때 자료로 제출했다. 史官들은 임금의 동정을 기록하는데 그치지 아니하고 고관들의 비리나 잘못된 사회 풍조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성군으로 추앙받던 세종대왕도 말년에는 史官을 기피했던 사실만 보더라도 史官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가를 미루어 짐작 할 수 있다. 현대의 史官은 言論이다.



지난 5.31 지방선거와 관련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이정섭 군수 측에서 선거가 끝나자마자 본지를 고소했다. 이 일로 본지는 당시 발행인을 비롯해 기자들이 줄줄이 경찰에 불려가 며칠동안 조사를 받았고 최근에는 검찰 조사까지 받았으나 지난 7일 지역화합차원에서 최형식 전 군수와 이정섭 군수 사이에 쌍방간 고소 취하가 이뤄지면서 본지에 대한 고소건도 취하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언론의 정당한 취재 보도활동을 두고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을 보도했다는 이유로 편파보도니 허위보도니 해서 본지를 고소해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만들고 정신적 피해를 가져다준 그들에게서 우리는 차라리 연민을 느낀다. 못 볼 것을 봤으니 눈을 씻고 말 같지 않은 소리를 들었으니 귀를 씻으면 그만이다. 적반하장이란 말이 더없이 적당하고 도둑이 매를 드는 격에 다름 아니지만 그들과 똑같은 행동을 우리도 되풀이 할 수는 없지 않는가.



설령 선거를 치루면서 다소 감정이 상했던 부분이 있더라도 선거가 끝나면 이를 봉합하고 치유하고자 하는 것이 상례이거늘 오히려 당선자 측에서 언론사를 고소한 것은 백번 접어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치졸한 행위일 수밖에 없다.



물론 선거기간동안 언론보도는 후보자에게 있어서 민감할 수밖에 없음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래서 후보자들은 때로 언론보도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이기도 하고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대개의 후보들은 자신에게 불리한 기사가 보도되면 행위에 대한 성찰이나 반성에 앞서 먼저 언론이 편파적이라고 몰아세우기 일쑤다. 그렇지만 언론이 후보들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선거과정에서의 옳고 그름을 제대로 가려주지 않는다면 유권자들이 과연 무슨 기준으로 후보를 선택할 수 있겠는가?



아무튼 전현직 군수가 주민화합을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쌍방간 고소를 취하하고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에 대하여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높이 평가하고 싶다. 그리고 향후 실천여부에 대해서도 주목할 것이다.



“권력은 화롯불과 같아서 멀리하면 춥고 가까이하면 데이기 쉽다”는 옛말도 있듯이 권력과 언론은 ‘不可近 不可遠’의 관계다. 가까이 해서도 안 되고 멀리 해서도 안 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우리는 비록 멀리해서 추울지언정 가까이해서 데이는 우는 범하지 않으려 한다.



우리는 앞으로 어떠한 시련이 닥치더라도 결코 史官의 역할을 마다하거나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아울러 정부에서 우수지역신문으로 선정한 본지의 명예와 긍지를 지키기 위해 더욱 분발 할 것이다. /한명석(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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