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하의 물이 시작되는 곳이라 하여 시발현(始發縣)이라 불리는 마을에 돌림병이 나서 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었다. 이같은 전갈을 들은 복희씨는 그 마을을 찾아가 3일 낮 3일 밤을 기도하였다. 3일째 되는 날, 기도를 드리던 복희씨 앞에 웬 노인이 나타나 “나는 태백산의 신령인데 마을사람들이 몇 년째 곡식을 거두고도 제사를 지내지 않으니 이를 괘씸히 여겨 벌을 주는 것이라며 집집마다 피를 보기 전에는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고 말하고는 홀연히 사라졌다.
복희씨는 신령의 화를 풀어주기 위해 방책을 세우고 마을사람들을 불러 모은 뒤 신령의 노여움을 풀기 위해서 집집마다 깃발에 동물의 붉은 피를 묻혀 걸어둘 것을 당부했다.
그런데 그 마을사람 중에 시발현(始發縣)의 관노(官奴)가 하나 있었는데 그 관노가 말하길, “귀신은 본디 깨끗함을 싫어하니 나는 피를 묻히지 않고 걸 것이다.”하고는 붉은 피를 묻히지 않은 무색 깃발을 걸었다.
그날 밤 복희씨가 기도를 하는데 신령이 다시 나타나 크게 화를 내며 말하기를 “이 마을사람들이 모두 정성을 보여 물러가려 했는데 딱 한 놈이 날 놀리고 있으니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며 산으로 돌아가 버렸다.
이후 돌림병이 더욱 심해져 많은 이가 죽었는데 이유는 그 마을(始發縣)의 한 노비가 색깔 없는 깃발(無色旗)을 걸어 신령을 노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중국 전역에 파다하게 퍼졌다.
이같은 이야기가 사실에 근거한 것인지 만들어 낸 이야기인지 확인 할 길은 없지만 아무튼 이 사건이 일어난 다음부터 중국 사람들은 분위기 파악 못하고 혼자 행동하여 전체 분위기를 흐려놓는 사람이나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잘난 척 행동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는 사람에게 “始發奴 無色旗(시발노 무색기)”라는 말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오는 5.31 지방선거는 공명선거로 치러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높아지면서 선관위를 비롯해 사법당국에서도 불법선거를 근절시켜 깨끗한 선거풍토를 조성하겠다는 의지가 남다르게 표출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지각없는 후보들이 아직도 암암리에 불법행위를 일삼고 있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모 후보의 경우 모처에서 고급식사와 술을 대접하며 자신의 선거운동을 부탁했다는 제보가 있는가 하면 후보가 술에 취해 옆에 앉은 여성운동원을 추행했다는 믿기지 않는 제보도 있다. 또 금전문제, 사생활 문제 등등 온갖 자질구레한 내용까지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근거가 미약하지만 어떤 제보들은 정황 및 사실관계가 명확한 것도 상당수 존재하고 사실 확인을 위해 현재 검증작업이 진행중이다.
아무튼 사실여부를 떠나 모든 국민이 공명선거를 염원하고 정책선거를 통해 깨끗한 선거풍토를 조성하자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분위기 파악 못하고 불법행위를 일삼는 후보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始發奴 無色旗(시발노 무색기)”의 고사(古事)를 되새겨 보기 바란다. 아울러 후보들 모두 혹여 이런 소리를 듣지 않도록 몸가짐에 더욱 신경을 써 줄 것을 당부한다.【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