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비준안' 국회 통과로 농민들의 항의시위와 거센 저항이 전국적으로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상당량의 수입쌀이 관내 양곡창고에 입고된 것으로 알려져 농민들의 심기를 더욱 불편하게 하고있다.
군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20여만 가마, 총 4200톤의 수입쌀이 담양에 들어와 지역 양곡창고에 분산, 보관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쌀 비준안 저지 시위가 한창이던 시기를 전후해 꾸준히 관내에 유입돼 온 것으로 알려져 지역농민들이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하던 때에도 이미 수입쌀은 담양을 잠식해 오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군 자료에 의하면 관내 제일·동성·남송·중앙·김해·삼산 등 9개 정미소·양곡창고에 총 4200톤의 수입쌀이 보관중이며 이중 중국산이 4000여톤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미국쌀도 140여톤 수입돼 보관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수입쌀은 우리쌀에 비해 30%에 못미치는 싼 가격 인데다 양곡업자 등 유통업계와 주정, 식품업체 등이 선호하고 있어 갈수록 관내 반입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 수입쌀은 공식적으론 식탁에 오르는 밥이 아닌 주정용(막걸리), 식품용(튀밥,유과, 한과 등 과자류)등 가공용으로 수입된 것이지만 유통과정에서 은밀하게 식용쌀로 둔갑하는 사례가 종종 적발되고 있는데다 앞으로 시판용 식용쌀 수입개방으로 더 많은 수입쌀이 관내에 유입, 불법 유통될 것으로 예측돼 농민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올 3월부터 시판용 외국쌀 수입이 허용되면서 마트 등 소비시장에 미질좋고 값싼 수입쌀이 시판될 경우 추곡수매제 폐지 등으로 가뜩이나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농민들의 사기 저하에 따른 지역 쌀 생산기반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여 군 차원의 수입쌀 관리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돈벌이도 좋지만 농민들의 처지와 입장, 그리고 지역정서를 고려하는 쌀 유통 및 창고업자들의 각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지역 일각에서 일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쌀을 대량 소비하는 음식점과 급식소, 다중이용시설 등에서 상대적으로 값싸고 질 좋은 시판용 수입쌀 사용이 현실화 될 것으로 보여 이들 업소들의 쌀 원산지 표시 의무화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농민들은 "수입쌀 개방은 이제 어쩔수 없는 현실이 됐지만 지역에서나마 쌀 개방으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농민들의 어려움을 함께 나눠야 하지 않겠느냐" 며
"쌀을 취급하는 모든 업체와 업자, 업소에서도 우리쌀을 사랑하고 농민들의 아픔과 고통을 나누는 최소한의 상도덕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