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도 시골 장날이면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농촌에서 조합장이 갖는 위치는 각별하다. 허물없는 이웃집 아저씨이자 마음놓고 혼낼 수 있는 손아래 동생이며, 나아가 빠듯한 농촌살림살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질적인 인물이다.
해당 조합장의 역량에 따라 조합원들의 살림살이가 펴지거나 오히려 곤두박질 치는 사례는 허다하다. 조합을 대표하고 경영을 책임지는 수장이 어떤 마인드로 조합을 운영하느냐에 따라 조합원들도 덩달아 형편이 달라진다.
농촌은 농축산물을 생산하는 공간인 까닭에 판로를 개척하거나 제값 받기 등이 중요하다. 이러한 역할을 하는 정점에는 조합장이 서있다. 촌노들은 장날이면 조합장에게 답답한 가슴을 털어놓거나 차 한잔 마시며 대접받는 은근한 즐거움(?)을 유일한 낙으로 과시한다. 그래서 조합장은 마당발이자 조합원들의 온갖 원성을 담아낼 수 있는 융숭 깊은 가슴을 지니고 있다.
조합장들이 현직 지방의원들로부터 가장 두려운 존재인 것도 이 때문이다. 조합원과 유권자가 겹치는 까닭에 마음먹기에 따라 언제든지 현역 의원으로 선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말못할 사연도 많다. 모든 사람이 살아가면서 느끼는 행복의 가치는 소속된 단체 속에서 인정받고 보람을 찾는 일 만큼 큰 행복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자기성취의 만족감에 빠져 상대를 비난하고 굴복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가 많아지는 사회와 조직은 우리를 힘들게 한다. 자신이 속해있는 조직과 리더에 대한 불만으로 힘들어하는 모습도 안타깝기 만하다.
농협은 다소 특수한 조직이라고는 하지만 직장이라는 개념으로 보면 다른 조직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정 조합장은 그야말로 시골농협의 전형적인 조합장이다. 도회스런 모습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평범한 이웃, 농군의 모습 그대로다.
물론 조합장이라는 자리가 일년 내내 고된 논밭 일에 나서야 하는 농군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적게는 수십에 이르는 직원을 거느리고 조합에 따라서는 수천억원에 이르는 신용사업을 하지만 사실 농협조합장의 일과는 고달프다.
가뜩이나 어려운 농촌현실을 함께 아파하고 조합원 개개인의 대소사까지 챙겨야 하는 일이란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야말로 24시간 내내 뛰고, 생각하고, 고민해야 하는 자리다.
다행히 정 조합장은 타고 난 사람이다. 농협 내에서는 널리 알려진 일이지만 농민운동가에서 변신, 제도권인 농협에 발을 디딘 뒤 오직 바지런함과 조합원 일이라면 내 일처럼 나서는 성품을 보면서 그런 덕목은 후천적으로 길러지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정 조합장의 진면목은 인간다움과 부지런함이다. “아플 래야 아플 시간이 없다”는 말이 비단 재담이 아니다. 시쳇말로 ‘동번서번하는’하는 바지런함은 이길 장사가 없다.
과잉생산으로 판로가 막힌 농산물을 파는 일이 농협이 할 일 이라는 것이 정 조합장의 변함 없는 지론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조합장에 대한 조합원들의 지나친 기대다. 조합장의 능력과 리더십이 조합의 운명 뿐 아니라 조합원의 복리를 크게 좌우하는 것은 사실이나 농협이 모든 것을 다 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농촌사랑 1사 1촌 자매결연과 도농간 교류를 통해 농산물 직거래 장터, 농촌일손돕기, 농촌체험, 봉사활동 등을 마련, 농업인의 애로사항을 도시민들에게 전달하는 등 가교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등 전천후 농협맨으로 몸을 사리지 않고 있다.
아울러 창평농협은 새농촌 새농협 운동과 함께 ‘세계수준의 협동조합 유통 구현’이라는 비전 아래 고효율 시스템 구축 등 마케팅 중심의 조직전환, 고부가가치형 농산물 시장지배력 확보 등 경영목표를 설정하고 판매사업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정 조합장의 농협 운영도 눈 여겨 볼 만 하다.
지난해 관내에서는 제일 먼저 합병을 타결, 자산 규모가 제일 큰 농협을 달성한 것을 비롯 벼 자체 수매도 제일 먼저 수매를 시작해 농가가 희망하는 전량을 매입하는 한편 가마당 1000원씩 총 1000만원을 환원했으며 각종 적립금은 금융감독원 기준치 100%를 초과한 186%를 적립하고 연체 채권 관리도 전년도 13.19%에서 4.78%로 대폭 낮춰 우수사무소 표창을 수상하는 영예를 차지했다.
특히 각종 사업 추진에서 우수사무소로 평가받아 탑차 1대·PC 1대·벤딩기 1대·절단기 1대를 부상으로 받은 것을 비롯 농협 창립 이해 처음으로 1억6500만원의 흑자를 내서 10% 배당을 하는 등 경영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함으로써 조합원들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정 조합장은 "재배농가의 애로사항을 수렴하기 위해 마을별 사랑방 좌담회를 통해 세일즈 전략을 수립, 경쟁력 있는 농산물 생산으로 수입개방에 대비한 경쟁력을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정종대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