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농법으로 재배중인 담양군 대표 브랜드 '대숲 맑은쌀' 내년도 농가 지원계획에 생태계 훼손 문제가 일고있는 왕우렁이농법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알려져 농업인들과 환경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군은 2006년도 '대숲 맑은쌀' 브랜드화 사업 일환으로 쌀겨농법, EM당밀농법, 왕우렁이농법, CMR농법 등 소위 친환경농법 쌀 생산에 참여하는 농가에 ㏊당 200만원씩의 사업비를 지원할 계획으로 읍면별 사업예정지 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마을·농가수·면적·농법 등 참여농가 전수조사를 이달 초순까지 마칠 계획이다.
문제는 왕우렁이 농법.
어찌된 영문인지 일선 읍면에서 공무원이 은연중 왕우렁이농법을 권유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어 군이 앞장서 내년 친환경쌀 재배를 왕우렁이농법으로 몰아가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내년도 친환경쌀 농가지원계획은 총 720㏊로 이중 농가신청을 받는다는 조건이 붙어 있지만 대부분을 왕우렁이농법으로 시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군은 지난 2002년 처음으로 왕우렁이농법을 농가에 권장, 이 해에 26㏊, 다음해인 2003년엔 35㏊, 지난해는 25㏊의 면적에 왕우렁이농법 친환경쌀을 재배했고 올해는 29㏊의 면적을 계약, 지원한 바 있다.
올해 첫 시범 실시한 EM당밀 등 친환경농법이 전혀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타 농법과는 달리 왕우렁이농법은 왕우렁이가 겨울에도 죽지않고 월동해 이듬해 봄에 어린 모를 갉아먹는 등 피해사례가 발생하고 있는데다 생태계에 유입되면 급속히 확산돼 자연생태계까지 크게 교란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에 대거 왕우렁이농법을 시행할 경우 여러 가지 환경적 부작용이 예상되고 있다는데 문제의 핵심이 있다.
실제로 2년전 왕우렁이농법을 도입했던 해남·완도·진도를 비롯한 전남 서남부 지역은 물론 전북 정읍에서 까지 이듬해 모내기 후 어린 모를 갉아먹는 피해가 속속 발생한 바 있고 환경부에서도 올해 초 왕우렁이의 생태계 파괴 피해에 대해 확인 발표한 바 있다.
따라서 군이 농가 홍보와 농법 선택에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할 왕우렁이농법을 내년도 친환경농업 지원사업의 주류로 계획을 세운 것에 대해 환경전문가와 농업인 일각에서 깊은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것.
농업인 김모씨는"왕우렁이농법이 벼 논 제초작업에 도움이 되는 게 사실이지만 동사하지 않고 살아남아 이듬해 어린 모에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 수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인근 농지와 하천 등지까지 왕성하게 번식하면서 2, 3차 피해를 유발하고 있어 생태도시를 지향하는 담양군에서는 권장할만한 농법은 아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실제 친환경농업 선진 지역인 대덕 시목에서도 왕우렁이농법으로 농사를 짓다가 그 피해를 인식, 쌀겨농법으로 전환한 사례가 있어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이와관련 군 농사관계자는 "고령화된 농촌에서 사실상 제초작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있어 제초 효과가 좋은 왕우렁이농법을 선호하고 있으며 인근 장성, 곡성에서도 이 농법을 많이 하고 있지만 아직 큰 피해가 없는 것으로 알고있다"며 "내년 대숲 맑은쌀 재배는 대부분의 농가 선호에 따라 왕우렁이농법으로 추진될 것 같다"고 밝히고 있어 향후 왕우렁이 대량 번식에 의한 벼논 피해는 물론 환경생태계 교란이 심히 우려되고 있다.
한편 왕우렁이는 황소개구리·블루길·붉은귀거북 등에 이어 토착 생태계를 훼손하는 '애물단지 외래종'으로 취급받고 있으며 이미 농업선진국인 일본이나 대만, 심지어 베트남에서 조차 왕우렁이 양식까지 금지하는 조치를 내린 바 있다.
1년에 1000여개의 알을 낳는데다 부화한 새끼도 60일이면 성체가 될 정도로 왕성한 번식력을 자랑하는 왕우렁이는 천적이 거의 없어 일단 생태계로 유입되면 급속히 확산돼 토착 생태계 교란의 주범으로 돌변하고 있다.
환경부와 국립환경연구원 조사발표에 의하면 담양지역도 왕우렁이 피해 우심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 장광호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