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기초의원 후보들은 정당공천을 받더라도 자신의 성명에 따라 기호를 부여받게 돼, ‘조상 덕’에 당선되기도 하고 ‘조상 탓’을 하며 힘겨운 홍보전을 펼치는 새로운 선거백태가 속출할 전망이다.
이유인즉 종전과 달리 정당공천 중선거구제로 바뀌는 기초의원 선거의 후보 기호가 정당 순과 함께 성명 가나다순으로 결정되기 때문.
특히 개정선거법에서는 무소속 후보뿐만 아니라 정당 공천자가 2인 이상 복수인 경우에도 후보 성명 가나다순으로 기호를 부여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역대 선거보다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선거에서 ‘조상님들이 당락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가에 따르면 역대 기초의원 선거에서 특정정당의 기호와 동일한 순위를 뽑는 후보가 절대적으로 유리했던 것처럼 이번 선거에서도 유권자들은 ‘같은 정당의 공천이라 할지라도’ 다, 라 의 후순위 보다는 가, 나 후보를 더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하지만 선거전략 차원에서 고려됐던 인위적인 기호 부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됐다.
개정 선거법을 자세히 살펴보지 못하고 뒤늦게 이 같은 내용을 확인한 일부 입지자와 정치권에서는 “정당 공천시 ‘가’번이나 ‘나’번은 여성후보나 정치신인에게 배려하는 등 전략적으로 활용하려 했는데 어려울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종전에는 기초의원 선거의 경우 정당공천이 없었기 때문에 추첨에 의해 기호를 부여했지만 내년부터는 군의원 후보들도 각종 선거홍보물과 투표용지에 정당기호(1번-열린우리당, 2번-한나라당, 3번-민주당, 4번-민노당 순, 5번부터는 국회의원 의석이 없는 정당 또는 무소속의 순)와 함께 정당 공천후보 순위(가, 나, 다, 라)를 표시해야 한다”면서 “그 기준은 후보 성명의 가나다 순”이라고 설명했다.
개정 선거법 제150조(투표용지의 정당 · 후보자의 게재순위 등)에서는 후보자의 게재순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등록마감일 현재 국회에서 의석을 갖고 있는 정당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 국회에서 의석을 갖고 있지 아니한 정당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 무소속후보자의 순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국회에서 의석을 가지고 있는 정당이나 그 정당추천후보자 사이의 게재순위를 정함에 있어 정당별로 전국적으로 통일된 기호를 우선하여 부여하고 그 정당이 같은 선거구에 2인 이상의 후보자를 추천한 경우 그 정당이 추천한 후보자 사이의 기호는 후보자성명의 가나다순에 따라 ‘1-가, 1-나, 1-다’등으로 표시하여야 한다고 정해놓고 있다./정종대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