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서구 벽진동 서창벌에서 정환철씨(58)는 700여평의 하우스에서 녹광과 꽈리고추를 재배하고 있는데 지난해까지 장미를 재배하다 치솟는 기름 값을 이기지 못해 올해 고추로 작목을 전환했다.
화훼를 하기 전부터 고추 농사를 10여년에 걸쳐 지어본 경험이 있는 정씨기에 고추를 정식하기까지 남모를 고충이 따랐다.
고추농사의 가장 큰 애로사항인 흰가루병을 비롯한 각종 병해충에 시달렸던 가슴아픈 기억들이 그의 뇌를 맴돌았기 때문.
이러한 정씨의 고충을 해결해 준 것이 대나무 농법이다.
평소 허물없이 지내던 지인으로부터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도 병해충 방제 효과가 뛰어나고 별도의 영양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생육을 촉진시킬 뿐만 아니라 연작 장애는 물론 염류 집적까지 해소시킬 수 있는 것이 대나무 농법이라는 소개를 받고 막혔던 가슴이 시원스레 뚫린 것을 느꼈다는 것.
정씨는 녹광고추와 꽈리 고추를 정식할 하우스를 죽초액으로 토양 소독을 실시한 후 보름에 한차례씩 관주를 통해 죽초액을 급여 비슷한 시기에 식재한 다른 농가들과 달리 육안상으로 한눈에 알아 볼 수 있게 고추의 생육 상태가 건강, 주렁주렁 탐스럽게 열린 고추를 보는 것만으로도 흡족하기만 하다.
특히 고추들의 발육 상태가 고추 특유의 성상을 그대로 유지되는 등 하등품 고충의 발현율이 급속히 떨어졌으며 오랜 기간 정씨를 괴롭혀온 흰가루병도 죽초액을 주원료로 만든 안티팡 제품을 사용해 한방에 해결하는 등 힘들이지 않고 고추 농사를 짓고 있다.
이처럼 올해 처음 도입한 대나무농법에 매료된 정씨는 자신이 반장으로 있는 벽진작목반원들에게도 대나무 농법의 놀라운 효과를 전파한 결과, 멜론 농사를 하고 있는 서남석씨(63)도 동참하고 있다.
800여평의 시설 하우스에 멜론을 정식한 서씨는 연작피해를 막기 위해 대나무숯을 주성분으로 한 펠릿을 땅에 넣어준 결과 불량 묘목 발생이 예년에 비해 절반 가량 줄어드는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하루가 다르게 튼실하게 커 가는 멜론들이 사랑스럽기만 하다며 대나무 농법 칭찬 릴레이를 이어간다.
서씨는 "과거에는 농산물 가격이 좋아 현상유지가 가능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농사를 잘 짓는 것은 기본이고 웰빙 코드를 주도하는 친환경농산물 생산이 근간이 되지 않고는 농사짓기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며 "대나무 농법은 친환경농업을 가는데 꼭 필요한 농법 중 白眉이다" 고 힘줘 말했다.
대나무 농법의 효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광산구 동곡 들판에서도 재현되고 있다.
10여년동안 고추를 주 작목으로 재배해온 이종만씨(50)도 농사후기에서 대나무 농법에 완전히 매료돼 있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서씨는 진흙땅에서만 재배가 가능하다고 여겨 재배를 하지 못했던 청양고추를 용기(?)있게 올해 처음 350평 3동에 정식 할 때만 하더라도 주위 사람들의 걱정반 우려반의 목소리에 자신감을 잃어갔다.
그러나 대나무바이오텍 회사 직원들의 조언대로 죽초액을 주성분으로 만든 아그로닥터와 바다죽초액을 사용하고 병해충 발생시 안티팡을 사용한 결과 자신도 믿기 힘들 정도로 놀라운 효과에 입이 딱 벌어지고 말았다.
예년 같으면 10kg 20박스를 거두는 것이 다반사였는데 올해 수확에서는 3배 가량 많은 60박스를 수확했을 뿐만 아니라 이마저도 출하 당시 시장 가격이 좋지 않아 출하를 자제 한 것이어서 실제로 수확을 제대로 했다면 4~5배 가량의 수확량 증대 효과를 거둔 것이다.
또한 성장도 균일 할 뿐만 아니라 억제 효과도 뛰어나 관리가 용이하며 청양 고추의 특유의 향이 하우스 안을 가득 메우는 등 첫 시도에서 대박을 예감하고 있어 주위 농가는 물론 소문을 듣고 온 고추재배 농민들로 인해 한 동안 이씨의 하우스가 견학장이 될 정도로 관심이 집중됐다.
이씨는 "농민들도 변화의 흐름에 적응해야 한다. 자신만의 농사 비법도 중요하지만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농업 기술은 물론 친환경농자재 사용에 따른 부담은 일반 농민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결코 크지 않다" 며 "좋은 농산물의 임자는 분명히 따로 있고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요즘처럼 1상자에 4만원대만 유지한다면 빚도 갚고 좋은 차 타는 것은 시간 문제이다"며 강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광주 들녘에서 만난 농부들로부터 공통점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좋은 원자재를 사용해 생산한 제품을 신뢰하고 적정 사용법을 준수한다면 이들에게 농업은 賤職이 아닌 天職이라는 사실을./정종대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