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23일 무정농협이 새로운 조합장을 선출하는 것을 신호탄으로 내년 1월 15일 담양·봉산·금성·대전농협이 조합장 선거를 치르며 2월 21일 용·고서·창평 농협이 조합원들의 심판을 받게 된다.
그러나 농협장 선거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농촌의 실정은 갈수록 어려워져만 가고 있는데 개인의 명예와 영달에만 눈먼 입후보자들이 벌써부터 상대 후보를 헐뜯고 인신 공격에 유언비어를 양산해 민심을 어지럽히고 있으며 우리 시대에 반드시 청산해야 할 금권 선거가 암암리에 자행, 선거판을 흐려 놓는 등 우리를 슬프게 한다.
또한 조합장을 위한 농협이 아닌 진정한 농민의 농협이 될 수 있도록 합병 권고가 예상되는 농협은 조합장 선거를 치르면서 지역의 갈등을 조장하고 많은 비용을 들여 선거를 하기 전에 합병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심사숙고 해야한다는 여론이 설득력을 얻어 가고 있다.
관내 상당수의 지역 조합이 자본 및 자금의 부족으로 중앙회로부터의 지원이 없으면 적자조합으로 전락할 위기에 있으면서도 농산물 수입개방, 금융자율화 등으로 조합 규모확대를 통한 자체자금 조달, 비용절감 등의 수요가 증대되고 있으나 현직 조합장들은 물론이고 조합장에 뜻이 있는 예비 후보자들이 합병을 할 의지가 있을지 궁금하기만 하다.
조합장을 하면 적지 않은 연봉을 비롯 성과급, 조합원 경조사비, 자동차 유지비, 휴대폰 요금 등 집에서 아침 먹는 것 말고는 전부 농협 돈을 사용한다고 하니 이들이 과연 조합장의 특혜를 포기한 채 농협이 처한 현실을 직시하고 조합원들의 입장에 서서 합병을 논의한다는 것은 모래밭에서 싹이 나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우둔해 보일 것이다.
그러나 조합의 경영을 책임지겠다고 나선 이들은 개인이 아닌 공인의 입장에서 사회적 책임감과 역사적 사명감을 갖고 현실에 대처해야 할 것이다.
조합원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권익을 신장하겠다는 마음으로 출사표를 던진 이들은 조합장이라는 자리가 아닌 조합과 조합원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누구보다도 자신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며 풍년 농사를 짓고도 시름에 빠져 있는 농민 조합원들을 더 이상 슬프게 해서는 안 된다는 명제를 놓고 고민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