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탄핵열풍이라는 초특급 강풍이 불어닥친 선거정국은 초선의원임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의정활동을 펼쳤던 김효석 의원에게조차 어쩌면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악몽이었는지 모른다.
그 험난한 파고를 넘어 재선에 성공한 그에게 많은 국민들은 '진정한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는 별칭을 달아주었다. 4·15 총선 1주년에 즈음해 김효석 의원을 만나 당시의 소회와 최근들어 거세지는 열린우리당과의 통합 여론 등 정국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편집자)
1. 4·15 총선 1년을 맞이한 소감은
가장 힘들었을 때 사랑을 베풀어 주셨고, 제가 주저앉으려 할 때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신 담양군민 여러분께 우선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지난해 선거를 통해 국민을 위한 정치가 무엇인지, 국민이 바라는 정치가 무엇인지를 가슴속으로 깨달았고 지역민과 호흡을 함께하는 정치를 펼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270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NGO 국정감사 모니터단 평가'에서 ‘5년 연속 국감우수의원’으로 선정됐을 뿐만 아니라 언론매체가 수여하는‘21세기 한국인상’, ‘의정활동대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것은 담양군민여러분과 기쁨은 물론 고민을 함께 해 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소수야당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교육부총리, 경제부총리 제안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김효석이를 큰 인물로 키워보자’며 저를 밀어주신 군민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에도 담양군민 여러분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국민이 진정 불편해 하는 사안이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살피고 고민하는 국회의원이 될 것을 약속드립니다
2. 지난해 선거기간 동안 가장 힘들었던 일을 회고한다면
국민들이 정치권에 던지는 ‘불신’과 ‘분노’였습니다.
비록 탄핵반대라는 형태로 표출됐지만 성난 민심 속에는 ‘국민의 바람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당리당략만을 앞세워 욕하고 싸움질만 해왔을 뿐만 아니라 민생보다는 이권 청탁에 앞장서온 정치권의 수십년 관행을 타파하겠다’는 여망이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늘의 뜻, 바로 천심(天心)인 민심(民心)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였습니다.
저는 지난 선거기간 동안 국민여러분께서 던진 경고를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그 것은 힘든 추억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정치인이라면 당연히 가슴에 새겨야 할 교훈이기 때문입니다.
3. 집권여당의원에서 4번째 규모의 소수야당으로 전락, 의정활동에 어려움이 예상되는데 그 실례와 대책은
여당의 경우에는 정부와 정기적으로 당정협의를 통해 정부의 정책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필요할 경우 여당의원의 이름을 빌어 의원입법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여당이나 제1 야당인 한나라당의 경우에는 시민단체나 민원인들의 정보제보가 많기 마련입니다. 민주당의 경우 원내 4당이 되어 실제적으로 국회내에서 수가 적기 때문에 일을 해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정보제보가 적을 수 밖에 없습니다.
소수야당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뛰는 길밖에 없습니다. 경제현장을 찾아서 어려운점, 필요한 점을 찾아 법률로 만들 부분은 입법을 하고 정책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실제적으로 국회에서 가장 중요한 법안은 제 손으로 만들어 내고 있고 숫적으로도 가장 많은 법안을 제출하고 있습니다.
4. 선거구인 담양·곡성·장성 자치단체 가운데 2개 지역 군수가 열린우리당 소속이다. 내년 지방선거전략은
지방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민들의 뜻을 올바로 헤아리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민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지 꼼꼼히 살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가능한 범위 내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얘기를 듣도록 하겠습니다. 정치적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지역발전을 위해 최선책을 찾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내년 지방선거 얘기를 하기엔 너무 빠른 것 같습니다. 지역발전을 위해 1년 2개월이란 시간은 무척 긴 시간이자 귀중한 시간입니다. 귀중한 시간을 선거 얘기나 정치적 논쟁 등으로 소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5. 열린우리당과의 통합에 대한 견해는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통합에 대해 많은 얘기가 오고 가고 있습니다. 이런 얘기들이 무슨 음모처럼 음지에서 진행되는 것보다는 공개된 형태로 진행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통합의 근본적인 열쇠는 국민여러분이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여러분께서 논의과정을 지켜보시고 최선의 방향을 제시해 주실 것을 믿습니다.
통합 논의 이전에 전제돼야 할 것은 '왜 통합이 논의돼야 하는 가'입니다. 단순히 정당의 세를 불리기 위한 것이라면 국민의 외면을 받을 것입니다. 통합의 전제는 지역과 이념 등이 난마처럼 얽혀있는 정치지형을 발전적으로 정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 정치발전을 위해 정치지형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될 경우 작지만 의미있는 역할을 해 나갈 것입니다.
6. 교육부총리 제안을 받고 고사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주민들은 기대감을 버리지 않고 있다. 더 나은 제안을 받아도 똑같은 결정을 할 것인가
교육부총리 제안을 받고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입각을 수락하고 이로 인한 정쟁이 발생할 경우 제가 몸을 담고 있는 민주당은 물론 대통령의 결단, 저에게 믿음을 주신 지역민 모두에게 누를 끼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 한 사람의 고민과 고통으로 이전투구식 정쟁을 막아보자는 뜻에서 부총리직을 고사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직도 아쉬움을 표시하고 있지만 저는 나라를 위해, 정치권을 위해, 그리고 제가 몸을 담고 있는 민주당을 위해 최선의 선택을 내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앞으로 또 다른 입각제의가 오더라도 모든 판단은 저를 국회로 보내주신 지역민, 제가 몸을 담고 있는 당의 입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면서 판단할 것입니다.
7. 전남도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저는 개인적으로 박준영 전남지사를 존경합니다. 전라남도는 물론 민주당 발전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박 지사님께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박 지사께서 남은 임기 동안 지역발전을 위해 보다 많은 일을 하실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8. 주민들과 당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저에 대한 교육부총리·경제부총리 제안과 고사,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통합 논의 등으로 인해 지역민과 당원 여러분께서 많은 걱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지역민과 당원의 뜻을 거역하는 결정은 하지 않을 것이며 결정이 필요하다면 여러분과 가슴을 열고 상의할 것입니다.
담양은 지금 지역발전의 중대고비에 있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고 담양의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할 것입니다. 보다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