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석 의원(민주당·담양, 곡성, 장성)의 교육부총리 입각제의를 둘러싸고 여야간에 논쟁이 치열한 가운데 당사자인 김효석 의원이 자신의 심경을 밝힌 글을 보내왔다.
김 의원은 이 글에서 '정쟁을 막기위해 부총리직을 고사했으며 이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쟁이 아니라 교육의 미래를 위해 함께 고민하는 것이다'고 강조하고 '순수한 뜻이 순수하게 받아들여지는 정치풍토가 조성되길 바란다'는 말로 본의와 다르게 왜곡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깝게 표현했다.
김 의원은 또 "교육부총리 제안은 인재를 널리 쓰겠다는, 이를통해 백년대계인 교육을 살려보겠다는 대통령의 대국적 결단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켜 오히려 순수한 뜻이 왜곡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김 의원이 자신의 심경을 밝힌 내용 전문.
저는 지금 제 인생에 있어 가장 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쉽게 사양할 수 없을 것이라는 교육부총리직을 고사했다는 허탈감 때문은 아닙니다. 일생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기회를 스스로 외면한 것이 아닌가 하는 후회스러움 때문은 더더욱 아닙니다. 미국에서 돌아온 이후 지금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접하며 저는 차마 말로는 표현하기조차 힘든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교육부총리직을 고사한 이후 많은 분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국가의 중대사인만큼 개개인이 의견들을 밝히고 새로운 방향을 찾아나가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일입니다.
하지만 제가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논쟁, 정쟁이 국가의 발전이나 교육의 미래에 대한 걱정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자신들의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교육부총리직을 고사했던 이유 속에는 바로 이 같은 혼란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충정이 담겨있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상황은 제가 바랐던 것과는 정반대로 치닫고 있습니다.
저에게 부총리직을 제의한 것은 '철저한 정치공학적 전략적 인사'라는 논평을 접하고 저는 당황스러웠습니다. 그 논평자체가, 이번 상황을 자신들의 입맛대로 재단하고 자신들이 의도한 상황으로 끌고 가려고 하는 시도 자체가 혹시 '정치공학적 전략적 행태'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부총리직을 고사하는 것이 제가 지금 택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불필요한 오해, 정쟁을 막고 2005년 정치권이 순항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모든 과정이 순수했다고 믿고 있습니다.
교육부총리 제안은 단순한 정치의 수준을 넘어 인재를 널리 쓰겠다는, 이를통해 백년대계인 교육을 살려보겠다는 대통령의 대국적 결단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대학교육 개혁과 인적자원 관리 개혁이 필요하다는 대통령의 인식에 공감합니다. 대통령과의 만남을 통해 저의 믿음은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그러한 믿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켜 오히려 순수한 뜻이 왜곡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입각을 수락하고 이로인한 정쟁이 발생할 경우 제가 몸을 담고있는 민주당은 물론 대통령의 결단, 저에게 믿음을 주신 지역민 모두에게 누를 끼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 한사람의 고민과 고통으로 이전투구식 정쟁을 막아보자는 뜻이었습니다.
대통령은 나라의 미래를 위해 결단을 내렸고 저는 민주당원의 한사람으로서 그리고 화합의 정치를 바라는 마음으로 결단을 내린 것입니다. 상황은 그것으로 마무리되어야 합니다. 순수하게 제안을 했고 순수하게 거절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상황은 저의 이런 뜻과는 달리 진행되고 있습니다. 정치적 이해에 따라, 자기들의 입맛에 맞게 상황을 각색하고 이를 정쟁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저 한사람이 움직인다고 해서 통합이 이뤄지고 저를 막는다고 해서 통합을 막을 수 있다는 발상이 있다면 그것은 국민을 무시한 오만방자한 발상일 뿐입니다.
통합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문제의 최종결정권은 바로 국민여러분께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직시해야 합니다.
더 이상의 정쟁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2세들의 교육을 책임질 교육수장을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 교육의 미래를 어떻게 열어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입니다.
저의 결정에 대한 칭찬은 결코 바라지 않습니다. 저의 결정이나 결정의 과정이 미숙했다는 지적과 질책이 있다면 가슴깊이 새기겠습니다.
지금까지의 과정 모두를 제 부덕의 소치로 여기고 저를 새롭게 다잡는데 매진하겠습니다.
저의 바람은 한가지입니다.
더 이상의 정쟁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제 저로인한 정쟁을 중단하고 제자리로 돌아갈 것을 간곡히 호소합니다.
선의(善意)가 선의(善意)로 받아들여지는 사회, 순수한 뜻은 순수한 뜻 그대로 받아들이는 정치풍토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