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건설 등으로 생겨나는 절개지에 값싸고 구하기 쉽다는 이유로 외래식물이 대거 뿌려져 생태계 질서를 무너뜨릴 우려가 높다.
이들 외래식물은 토종 풀씨보다 성장이 빠르고 활착률이 높아 파종 면적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도로주변 절개지에 산사태 방지와 조기복구를 위해 뿌린 풀씨는 주로 남미산 '오처드 글라스' '알팔파' '캔터기 불루글라스' 등 외국식물로 절개지에 활착한 후 인근 야산 등지로 급속히 번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또 빗물에 씻겨 하천으로 떠내려 온 외래식물 씨앗은 하상에 정착하면서 주변 지역으로 폭넓게 번식하고 있다.
외래식물은 토종 잔디보다 건조한 토양에서 싹이 잘 트고 성장속도가 빨라 도로공사 등 건설업체들이 공사기간을 단축하고 원가를 절감할 목적으로 선호하고 있다.
축산농가에서도 20여년 전부터 목장초지 조성용으로 외래식물 파종이 보편화됐다.
이 때문에 키가 작고 성장력이 약한 잔디 등 토종식물은 상대적으로 성장이 빠르고 키가 큰 외래식물에 밀려나 생태계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
그러나 공사현장 등에서 이에 대한 별다른 제재가 없어 토종식물 보호를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군 관계자는 "관련규정에 절개지 복구 등 공사현장에 특정 풀씨를 배제하거나 지정하지 않아 시공업체들이 발아와 성장속도가 빠른 외래식물을 선택하고 있다" 며 "파종후 일정한 기간이 지나 발아율이 60% 이하일 경우 재시공 지시를 내릴 뿐 다른 조처는 규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환경전문가들은 "우리 고유의 식물인 칡이나 등나무, 싸리나무도 활착률이나 성장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굳이 외래식물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우리 땅에 없던 외래식물이 들어오는 것은 기존의 생태계 기반을 흐트리는 것은 물론 고유한 생물학적 지위체계에 혼돈을 일으킬 뿐 아니라 고유식물의 확장·번성이 저해 받는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