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예는 심사평에서 "수필은 문학이며 예술화 되어야 하는데 진솔한 사실 나열은 일기나 기록은 될지언정 수필문학은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런점에서 '청죽골여행기'는 경험한 바를 소재로 잡고 그 소재에 미학의 옷을 입히고 문학적 과정을 거쳐서 승화시킨 작품으로 특정지역의 특색을 소개 설명하는 서술방법이 비교적 성공한 글이라 하겠다. 이는 자신이 겪었던 이야기를 나열하지도 않았고 어떤 논지를 내세워 주장하는 바도 없으므로 문학적 예술성을 살린 글이다"고 평했다.
당선소감에서 최 군수는"항상 보아왔던 풍경은 새삼스럽지가 않지만 조금은 새롭고 다른 눈으로 담양을 보았을 때 담양은 놀라운 모습으로 내게 다가왔다. 항상 보아왔던 일상 풍경이 아닌 놀라운 담양의 모습을 부족한 글 솜씨로나마 '청죽골 여행기'로 표현해보고 싶었다"며 "글 솜씨 보다는 '담양' 이라는 두 글자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이는 마음으로 담양을 표현한 심정이 잘 담겨져 있는 글로 여겨져 이런 영광을 받게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격월간 현대문예는 '지역문학을 통해서 통일로 세계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주로 남도 문학인들의 참여속에 창작활동과 민족문학을 정립해가고 있는 문예종합지이며 현대 문학예술의 발전을 위해 참신하고 역량있는 내일의 작가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 장광호 記者
청죽골 여행기
살포시 부는 바람에 일렁이는 댓잎사이로 더 없이 맑은 향이 퍼지고 해맑은 햇살 영근 댓잎에 맺힌 이슬이 찬란한 미소로 반긴다.
담양골 깊숙이 수줍게 숨어있는 아늑한 가마골에서 발원하여 남도의 젖줄인 영산강이 시작되는 곳, 아름다움을 떠올린 평화롭고 여유로운 선비의 고장, 투명하고 깊은潭 햇살陽로 날로 새로워져 가는 생태도시 담양潭陽의 찬란함이어라.
남도땅 5대 명산 중에 하나인 추월산은 수림과 기암절벽이 조화의 극치를 이룬 채 억겁의 세월동안 담양을 지켜보고 있다.
그 산 중턱, 깍아지른 절벽위에 제비집처럼 위태하게 매달려 있는 오백년 역사의 사찰 보리암에서 담양호를 내려다 보느라면 굽이치는 담양호에서 올라온 옅은 물안개와 푸른 햇살사이로 8백년이 넘은 고려시대의 금성산성이 하얗게 내려앉은 운해속에 아련히 떠오르니 그 경관은 과연 신비로움 그 자체다.
이른 아침, 햇살을 안고 초록빛 싹이 봄을 향해 움트기 시작한 금성산에 오르면 수백 년 쌓아온 민중의 한과 세월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발아래 이끼들 틈새로 역사의 숨결이 머물고 있다.
담양읍을 중심으로 서쪽은 병풍산, 삼인산이 담양을 포근히 감싸 안고 있으며, 남으로는 자비로운 어머니 같은 무등산이 사계절 웃음으로 반겨주는 이곳은 사림의 본향이요. 시가문학의 모태로서 많은 선비들이 여생을 보낸 대쪽같은 기개가 살아 숨쉬는 청죽골이다.
굽히면 땅이요. 우러러 보면 하늘인 죽녹원, 하늘을 덮는 빽빽한 대숲 한가운데 서서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면 바람결에 서걱거리며 흐느끼는 대숲 울음소리가 가슴을 메운다. 그 가운데 정자를 짓고 흥에 겨워 바람과 달을 맞아들이고, 대숲향기 그윽한 사랑이 변치않는 길을 거닐며 그녀와 백년해로하고 싶다.
죽녹원 무대에서 보이는 천년으 고장답게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땅, 담양읍. 한국의 세느강으로 불리우는 관방천은 굽이 돌아 흐르고 하늘을 솟는 남도의 숲 관방제림과 우리나라 최고의 가로수길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어울리어 생태도시란 조상으로 이어온 담양 한없이 찬란하다.
청죽골은 정원도시다. 가사문학의 모태인 송순의 면앙정, 애절한 충절이 담긴 속사미인곡이 쓰여졌던 정철의 송강정, 백일홍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명옥헌, 독수정, 환벽당, 그림자도 쉬어갔다던 식영정, 소쇄원 시가문화권 누정 8승이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하는 날 세계인들 발걸음으로 인산인해 꽃으로 피어오르리라.
대숲사이로 얼굴을 내민 소쇄원은 조물주가 창조한 자연 그대로이다. 반듯반듯하고 깔끔하게 정리된 조경, 작은 계곡을 따라 숲, 비탈, 개울의 본래 모습은 하나도 흐트러뜨리지 않고 최소한의 손질만으로 꾸며놓은 정원의 담백함이 볼수록, 느낄수록 조상의 소중하고 귀한 멋으로 다가온다.
성산별곡이 울려 퍼저는 한국가사문학관, 조선중기의 당대 가사문학이 한자리에 있다. 가사문학이 더욱 감칠나는 맛으로 다가오는 것은 가사문학관 문화해설사 이정옥씨의 뛰어난 해설이 더더욱 그러하다.
조선시대 순수 사학이었던 수남학구당이 바라보이는 죽림제는 건축양식이나 인공연못이 너무 아름다워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아 혼을 빼곤한다.
낮과 밤이 서로 섞여들어 밭고랑 가는 농부의 어깨위로 내려앉는 시간, 담양의 일상의 풍경도 마음을 끄는 힘을 지니게 된다. 논에 비친 낮은 산과 농부, 그리고 자전거 탄 소년의 모습이 더없이 평화롭고 말 그대로 아름다운 생태도시 청죽골 담양潭陽에서 살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