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사각 거리는 대나무 밭의 청아한 기운과 동화속 풍경같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넉넉한 인심을 자랑하는 담양의 맛과 멋은 잊지 못할 추억일 것입니다"
지난 4일 광주국제교류센터 주관으로 담양을 방문한 광주·전남 거주 외국인들의 이구동성.
캐나다·프랑스·뉴질랜드·파키스탄·호주·필리핀 등 국가도 다르고 인종도 다르며 피부색도 각양각색인 이들이 담양 나들이에서 느낀 공통점이 있다.
이들의 담양 답사를 돕기 위해 군에서 지원해준 오영순 영어 해설사의 감칠맛 나는 해설과 함께 생태도시 담양으로 부상하기 위해 노력한 주민들의 노고와 의지를 피부로 느끼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흐르지 않았다.
이들 외국인들은 담양 답사의 1번지로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찾아 버킹검궁을 지키는 근위병처럼 늠늠한 위용을 자랑하는 가로수를 무대로 짝을 이뤄 거닐며 늦 여름의 추억을 카메라에 담은 후 문화체험을 하기 위해 용면 추월산 약다식 체험 전수관으로 이동했다.
신지식인 이순자씨의 환대속에 자리를 잡은 외국인들은 배·무우·파·잣·참깨·액젓 등 김치 재료에 담양을 대표하는 댓잎·죽력을 더해 쓱쓱 비벼내는 김치 제작 과정을 보고, 직접 체험하면서 자신들이 담은 김치를 맛보며 넉넉한 담양의 인심에 하나둘씩 동화돼갔다.
캐나다에서 왔다는 말리는 "지난해 광주김치축제에 참여해 5종류의 김치를 만들어 본적이 있는데 여기에서 담은 김치가 더욱 맛이 있다" 며 외국인들에게 김치를 권하는 이씨의 눈에 들기 위해 "여기요. 여기요. 맛있어요" 외쳐 눈길을 끌기도.
또한 이들은 선인장꽃·댓잎가루·송화가루·정금·먹딸기 등 추월산 약다식 재료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직접 시연, 자신들의 손에서 아름답게 탈바꿈하는 다식의 신비로운 변화와 오묘한 멋에 반해 담양 답사의 진미를 체험했다.
2시간에 걸친 체험을 마친 이들은 담양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는 죽록원을 찾아 사시사철 푸른 대나무의 기운을 함께 나누고 국악인 국근섭씨와 함께 우리 가락의 묘미를 만끽하며 대나무 부채에 자신들의 이름을 새기며 즐거워하는 등 담양의 멋과 맛, 정취에 심취했다.
외국인들은 "이번 답사를 통해 담양만의 독특한 정서와 접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며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찾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정종대 記者
"한국에서 생활한 것이 16개월에 접어드는데 이번 담양 답사는 한국 생활에서 잊지 못할 추억 중에서 가장 우선으로 기억할 정도로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담양답사에 참가한 블린다양(호주, 30)의 소감.
이국적인 외모와 사교성이 뛰어나 시선을 한 몸에 모았던 블린다양은 "담양 방문은 처음인데 대나무숲이 울창한 죽록원과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의 모습에 반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인들이 즐겨 먹는 김치를 직접 담가 본 것은 신선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자연에서 채취한 열매를 이용해 인공색소를 가미하지 않은 채 자연미를 십분 살린 추월산 약다식을 직접 만들면서 자연과 벗하며 살아가는 한국인의 정서는 물론 입안에서 살아 숨쉬는 대자연의 기를 느끼게 한 약다식의 맛은 새로운 문화 체험에 대한 중요한 결실중의 하나이다"고 말했다.
또한 "답사 기간동안 담양에 대해 하나라도 더 알려주기 위해 고생한 오영순 해설사의 구성진 '아리랑', '도라지 타령'은 물론 국근섭씨가 들려준 '춘향가' 가락에 취해 덩실덩실 추며 한국인들과 함께 하나가 된 것은 잊지 못할 아름다운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블린다 양은 또 "대낮에도 불구하고 죽록원 투어에서 연신 공격해오는 모기들의 집단 공격도 담양에서만 접할 수 있는 추억으로 간직하겠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 도가니로 만들기도 했다. /김필식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