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 대대로 이어 온 전통의 솜씨와 기능으로 3대째 부채를 만들고 있는 숨은 匠人이 담양에 현존하고 있는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화제.
예로부터 부채마을로 잘 알려진 담양읍 만성리 김대석씨(57)가 바로 화제의 주인공으로 김씨는 올해로 40여년째 전통기법으로 대나무 부채를 만들고 있으나 정작 그동안 담양에서는 그의 존재를 잘 알지 못해 아쉬움을 주고있다.
知人들에게는 부채匠으로 통하는 김씨가 조부와 부모에 이어 3대째 맥을 이어 만드는 부채는 접고 펼친다 해서 '접선(接扇)' 또는 손에 쥔다 해서 '쥘선'으로 불리는 전통 부채 '민합죽선'을 비롯 다양한 용도와 형태의 작품성을 지닌 부채들. 그가 만들어 내는 부채는 대를 이어온 전통기법에 장인의 혼까지 깃들어 있어 향토문화재로서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담양산 왕대를 자르고 깍아 초지방·정년방·사복방·환방·되배방 등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작업을 혼자서 해내고 있는 김씨는 가장 중요한 부채살은 지역 대밭에서 베어온 3년생 왕대나무를 쓰는 것은 물론 한지와 풀, 사복(매듭용 철사)도 직접 만들어 쓸만큼 장인정신이 투철하다.
거의 모든 죽세공예품이 수입산에 밀려 쇠락한데다 언제부터인가 중국산 부채까지 판을 쳐 한때 마을주민 80%가 부채로 먹고 살았던 생계를 접고 거의 모두 업을 바꾸어 버린지 15년이 되었지만 김씨만은 지금껏 오로지 전통을 고수하며 부채를 만들고 있다. 현재 서울 인사동 골목과 '한국의 집'에서 독점 구입해 갈 정도로 인기가 좋은 김씨의 부채는 방송국 사극은 물론 국공립 전통무용단, 문화계, 불교사찰 등에서 소품용이나 장식용,작품용, 외국인 선물용 등으로 주문 구입해가고 있다. 잘 나갈때는 한해 10만개 이상 주문으로 눈코뜰새 없었으나 지금은 2만여개 정도만 만들고 있다는 김씨는 3대째 이어온 가업을 전수할 후계자가 없는 것이 가장 큰 걱정거리. 특히 전통기법 전수와 후계 전수자를 위해 몇 년전부터 서울 인사동을 비롯한 학계와 문화계 등에서 나서 최소한 전남도지정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을 수 있도록 수차례 추천도 해주었지만 정작 담양군의 무관심으로 이마저 쉽지 않은 탓에 아쉬움이 더 크다고 한다.
만성리 집터가 넓어 자신이 땅을 제공하고 군 등 관계기관의 관심으로 부채 체험장을 작게나마 지을 수 있다면 후손들에게 우리 부채의 멋을 알려주고 제험학습 기회도 제공하면서 담양의 부채를 전국적으로 알리고 세계화하는데 일조하고 싶다는 김씨는"과거 70-80년대 연간 30만개 이상의 부채를 생산, 서울·부산·대구 도매상에게 인기리에 팔려갔던 담양 부채가 옛 명성을 되찾기에는 어렵지만 최소한 전주의 합죽선과 태극선, 남원의 종이 태극선이 국가지정 또는 도지정 문화재로 지정돼 공식 인정받듯이 '민합죽선' 이라는 고유 상품으로 유일하게 담양에서만 제작되는 부채 역시 무형문화재로 지정되도록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관심과 후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대석씨는 전통의 민합죽선 외에 유지선(油紙扇)·무용선(舞踊扇)·무당선(巫堂扇)·대접선(大接扇) 등 다양한 부채류와 竹장구채, 竹점괘(토정비결 볼 때 쓰는 점괘용 도구)도 주문제작 하고 있다. / 장광호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