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기초자치단체들은 날로 급증하는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한 갖가지 방안을 마련하고 인구 늘리기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지자체의 사교육 지원 방안이 지역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으면서 실효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교육환경에 직면해있는 농촌지역의 경우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부모들까지 고향을 버리고 이주하는 등 교육문제가 인구 감소의 주원인으로 인식되어 왔으나 이렇다 할 대안을 찾지 못한 게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몇몇 자치단체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한 ‘공립학원 운영’이 학생들과 주민들의 호응속에 실효를 거두면서 인구유출을 막는 적절한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담양과 인접해있는 전북 순창군의 경우 관내 중고등학생의 교과학습 지원을 위해 설립한 ‘옥천 인재숙’이 지역사회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종의 공립학원인 옥천인재숙이 지역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으면서 해마다 줄어들던 지역 인구가 오히려 몇 년째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순창군은 전북도내 14개 시군의 인구감소현상 속에서도 인근 완주군과 함께 인구가 늘어난 곳이다.
기업유치로 인한 인구늘리기에 성공한 완주군과 달리 순창은 산간오지여서 이렇다 할 기업을 유치할 형편이 못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창군이 인구늘리기에 성공한 것은 2003년 6월 설립된 ‘옥천인재숙’의 영향이라고 평가하는데 주저하는 주민이 없을 정도다.
굳이 도시로 나가지 않아도 자녀들의 교육문제가 해결되자 지역민들의 탈 농촌 바람이 멈추고 오히려 외지에서 인구가 유입되는 현상까지 발생했다는 것이다.
옥천인재숙에는 현재 관내 중고생 200여명이 정해진 학습프로그램에 따라 교육을 받고 있는데 교육비는 모두 무료이고 본인이 원하면 기숙사 생활도 가능하다.
순창군이 공립학원인 옥천인재숙을 설립키로 결정한 것은 날로 늘어가는 인구유출을 막기위한 고육책에서 비롯됐다. 한때 10만명을 웃돌던 인구가 3만명으로 대폭 감소된 원인을 열악한 교육환경으로 판단한 순창군은 주위의 완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공립학원 설립을 감행했다.
설립초기 찬반양론이 팽팽했다. 지자체가 앞장서서 과외를 하겠다고 나서냐는 비난부터 강사와 재원조달 문제도 난관에 봉착했다. 그러나 일년 농사를 지어 죄다 학원비로 보내야 하는 현실에서 상당수 농민들은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는 공립학원 설립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순창의 한 학부모는 “옥천 인재숙이 제대로 된 학원 한 곳 없는 열악한 농촌 교육환경을 개선하면서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에게도 교육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시키고 있다”며 “옥천인재숙이야말로 순창군민의 희망이자 자랑이다”고 말했다.
인재숙을 관리하는 한 직원은 “옥천인재숙을 거쳐 간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며 “인재숙 덕분에 관내 중고교의 면학분위기도 놀라보게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고 말했다.
과거 자녀들이 중2만 되면 도시로 전학가기 위해 짐을 싸던 주민들의 모습은 이제 순창군에서는 실제로 찾아보기가 어렵다. 초기에는 학교장 추천으로 옥천인재숙 입사를 결정했으나 지금은 학교별로 시험을 치러 뽑고 있다.
이곳 순창군 외에도 전국적으로 비슷한 사례들은 많다. 경북 고령군은 지난해 공립 입시학원인 ‘대가야교육원’을 설립하고 대구 등 대도시에서 강사 7명을 초빙, 관내 중고교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실시하고 있다.
또 경북 봉화군은 올 2월부터 매주 일요일에 서울에 소재한 유명학원 강사 3명을 초빙, 학생들에게 국어, 영어, 수학을 가르치는 ‘봉화 인재양성원’을 운영 중이고 이웃 곡성군과 전북 고창군, 경남 합천군 등에서도 대도시에서 강사를 초빙해 관내 중고교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실시하고 있으며 연간 4억원정도에 달하는 강사료는 전액 자치단체에서 부담하고 있다.
이처럼 각 지자체들이 인구늘리기 방법의 일환으로 사교육 지원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담양교육청에서도 가칭 ‘좋은학원 만들기’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이종 교육장은 “지역에 실력있는 강사를 초빙해 좋은 학원을 만들면 인구유출도 막고 인재도 육성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지역민들의 관심과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수반된다면 좋은 결실이 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명석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