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김치， 송어 말라카이트 파동， 쌀값 폭락 등으로 농민들이 전방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우유대란’ 조짐이 일고 있어 축산 관계자들은 긴장시키고 있다．
특히 그 주된 원인이 국내 낙농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가공 유제품의 수입 급증인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낙농가들에 따르면 금년은 2년마다 찾아오는 분유파동 주기에 해당하고 있다． 국내 우유시장은 지난 96， 98， 2001， 2003년 등 2년 주기로 크고 작은 우유파동을 겪은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금년 10월말 현재의 국내 분유의 재고량이 적정선 6천톤보다 훨씬 많은 1만톤을 상회，‘파동’을 넘어 ‘대란’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유는 크게 살균 처리된 백색시유와 이를 가공한 분유 등 두 가지 형태의 유제품 원료로 사용된다． 따라서 분유 재고량이 늘 경우 자연스레 우유 재고도 남아도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 농촌경제연구원은 자료를 통해 지난해는 5천6천톤의 평균 재고량으로 적정선을 유지했으나 금년에는 이미 7월 하순들어 분유 재고량이 1만톤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처럼 분유대란 조짐이 보이는 것은 ▶2000년 이후 계속되고 있는 우유소비 정체 ▶가공 유제품의 수입급증 ▶주소비층인 청소년층이 백색시유를 기피하고 있는 점 등이 복합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 우유시장은 70년대 26%， 80년대 16%， 90년대 2%대의 평균 상승률을 기록했으나 지난 2001~2004년 기간 동안에는 되레 마이너스 2．1%의 감소세를 나타낸 바 있다．
그러나 관내 낙농가와 축산정책 관계자들은 우유소비 감소보다 가공 유제품 수입 급증이 더욱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축산 관계자는 “현재 전국 우유소비의 74%를 분유가 차지하고 있고 이중 75%를 국내가 아닌 값싼 수입산이 차지하고 있다”며 “따라서 낙농가들이 적정 사육두수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분유 재고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쌓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우유대란이 또 다시 재발될 조짐을 보이자 관내 낙농가들은 계절별 차등가격제 실시， 학교 우유급식비율 확대，백색시유 선호문화 조성 등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낙농가는 “우유는 11~2월이 비수기，학생들이 개학하는 3월 이후는 성수기에 해당한다”며 “따라서 비수기 때는 차등가격제를 적용， 수급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학교 급식우유 비율 확대 등에 대해 “학생들이 국내서 생산되는 백색시유 대신 수입산으로 만드는 가공 유제품(예 딸기 우유， 코코아 우유)을 갈수록 선호하고 있다”며 “학교측에서 이를 개선하는 교육을 하지 않을 경우 분유재고 누적은 개선되기 어렵다”고 밝혔다．/서영준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