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관세화 유예협상에 대한 비준동의안이 지난 27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를 통과하자 농민들과 관련단체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담양군농업경영인회를 비롯한 담양군농민회·낙농육우협회·양돈협회·한우협회·양계협회 등 농민단체로 구성된 ‘담양군농민연대’는 28일 군청 광장과 군의회, 농협군지부 앞에 벼 3000여 포대를 야적하고 쌀 협상의 국회 통외통위 통과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사진)
이들은 “통외통위 소속 민주노동당 의원들도 참석을 못하게 원천봉쇄를 한 상황에서의 비준 동의안 의결은 아무런 명분이 없다”며 “쌀 협상의 이면합의와 부가합의 등 충분한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고 농민들에 대한 영향평가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농민들은 이날 오전부터 군청 앞에 적재돼있던 쌀 300포대와는 별개로 3000가마 가량의 쌀을 추가 적재했다.
행사에 참석한 농민 문모씨는 "시설 원예가 주종인 담양군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오늘 야적한 3000여 가마는 위기에 처한 농민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며 "앞으로 예정되어 있는 쌀 적재 시위를 계속 벌일 것이다"고 말했다.
벼 100가마를 싣고 온 농민 박모씨는 "작년 같으면 추곡 수매를 마치고 딸기를 정식하기 위해 바삐 몸을 움직여야 하는 철인데 농업의 몸통이라고 할 수 있는 쌀값 하락을 온 몸으로 저지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 주기 위해 행사에 참여했다" 며 "정말로 농민들이 납득할 만한 대책을 수립하고 이를 실천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이날 남봉희 농민회장은 "생산비에도 목 미치는 쌀 값 폭락에 우리 농민들 가슴은 무너지고 하루가 멀다하고 농민들이 자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가만히 앉아서 당한다면 정부와 여당은 농민들을 핫바지로 알고 더욱 무시할 것이다" 며 "쌀값은 떨어져가고 있는데 농민들의 아픈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는 정부와 국회를 350만 농민들이 하나로 뭉쳐 농민을 기만하는 정부, 여당을 뒤짚어 버리자"고 성토했다.
또한 “28일 전국 시·군·구에서 10만여명이 참가하는 동시다발적인 농민 총파업을 시작으로 농기계를 동원한 고속도로 상경투쟁, 대규모 서울 농민대회, 다음달 13일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담 저지를 위한 총력 투쟁 등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농업경영인담양군연합회도 쌀 협상안의 상임위 통과에 대해 “반농민적 처사”라며 강력 규탄했다.
한농연은 “쌀 협상 국회비준안 상임위 통과는 한국농업과 농민에게 어떤 악영향을 미칠 지에 대한 분석 없이 졸속으로 이뤄진 것”라며 “쌀협상 국회비준 통과를 즉각 중단할 촉구하고 농가소득 보전에 대한 충분한 대책 없이 국회 본회의에서도 졸속으로 통과된다면 11월 대 농민항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국회 본회의에 상정, 처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쌀 협상 비준동의안은 ▲쌀 관세화 유예 기간을 오는 2014년까지 10년 추가 연장하되 이 기간에 최소시장접근(MMA) 물량을 현행 20만5228t에서 2014년 40만8700t이 되도록 매년 균등히 증가 ▲밥쌀용 판매 수입쌀의 물량을 2010년까지 최소시장접근 물량의 30%이상이 되도록 단계적으로 균등 증가시키는 것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정종대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