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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기관 무차별적 설문 '짜증'
5. 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화상으로 예상후보의 인지도 등을 묻는 민간 기관의 여론조사가 넘쳐나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특히 대부분 선거판에 뛰어들 예비후보자 진영에서 민간 여론조사 기관에 위탁, 경쟁적으로 전화를 거는 바람에 하루에 많게는 3∼4차례씩 설문에 응하는 주민들은 업무 방해는 물론 선거에 대한 ‘혼란’을 야기한다며 짜증을 내고 있다.
회사원 박모씨는 A여론조사팀 상담원이라고 자신의 신분을 밝힌 여성으로부터 도의원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을 비롯, 지방선거 전반에 관한 설문전화를 받았다.
이 상담원은 박씨가 생전 처음 듣는 후보자 이름을 거명하며 ‘평소 어떻게 생각하느냐’‘어느 직종이 도의원에 적합하냐’‘나이와 직업은’등의 질문을 쉬지 않고 쏟아냈다.
사무실에서 한창 업무에 열중하고 있던 이씨는 야박하게 전화를 끊을 수 없어 끝까지 설문에 응했지만 누군지도 모르는 인사의 이름을 열거하며 시간을 뺏는 여론조사에 대해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주부 김모씨도 집안 일을 하던 중 비슷한 내용의 여론조사 전화를 받고 결국 마지막 설문은 듣지도 않고 끊었다며 불편한 심기를 토로했다.
이처럼 지방선거를 3개월여를 앞둔 최근 민간 여론조사 기관에서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아직 공식적으로 출사표를 던지지도 않은 예비후보자에 대해 묻는 전화설문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어 주민들이 인상을 찌푸리고 있다.
발신지가 어딘지도 모르고 전화를 거는 이들 여론조사기관은 대부분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후보자측에서 선거의 흐름을 파악하고 경쟁자의 인지도 등을 분석하기 위한 소위 ‘전략용 설문’의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현행 선거법에 따르면 정당이 선거 60일 이내 여론조사 하는 행위, 민·관 기관에서 선거 6일 이내 여론조사 결과 발표 등은 금지돼 있지만 민간이 상대후보를 현격히 비난하지 않는 범위에서 전화설문을 하는 것은 제재규정이 없는 실정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5.31 선거를 앞두고 지나친 전화 여론조사에 대한 민원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선거법을 위반하지 않으면 규제할 장치가 없다”고 말했다.
/정종대 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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