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농협이 보조사업을 시행하면서 업체선정 과정에서 지역 업체를 배제하고 외지업체를 선정하자 지역 업체가 선정과정에 의혹을 제기하며 강력 반발하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
더욱이 담양농협이 업체 선정과정에서 특정 외지업체에 지역 업체의 납품가격을 알려주고 기 제출된 견적서의 가격을 인하해 다시 견적서를 제출토록 하는 등 외지업체에 유리하도록 적극적인 개입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비난 여론이 더해지고 있다.
담양농협은 최근 군에서 50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시설원예 친환경 제초메트 설치사업’을 시행하면서 하우스 치마용 보온덮개와 흑색멀칭 등 잡초방제용 시설자재를 구입키로 하고 업체로부터 샘플과 견적서를 받아 지난 10월 12일 열린 작목반장 회의 시 이를 제시해 업체를 선정토록 했다.
회의 도중 모 작목반장이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품질이 좋은 A회사 제품으로 결정하자는 의견을 제시했고 참석한 작목반장들의 동의를 거쳐 외지업체인 A회사를 납품업체로 선정했다.
선정에서 탈락한 B회사 대표 김 모씨는 업체 선정과정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특정 외지 업체를 미리 염두에 두고 지역 업체를 들러리 세운 것 같아 대단히 불쾌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지역농협이 지역 업체를 배제하고 오히려 외지업체에 유리하도록 적극적으로 개입한 흔적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며 공정성에 이의를 제기했다.
김씨는 선정에서 탈락한 사실을 알고 담양농협을 찾아가 “과정상의 문제점과 불공정 행위에 대해 항의했지만 묵살 당했다”고 주장하고 “지역농협에서조차 지역 업체를 박대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하소연했다.
이에대해 담양농협측은 “말이 농협에서 하는 사업이지 모든 것은 작목반에서 결정하고 농협에서 할 수 있는 실질적인 역할이 아무것도 없다”며 “농협 입장에서도 가급적 지역 업체를 선정했으면 하는 바람이었지만 작목반장들이 결정할 사항이라 의견을 제시할 입장이 안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취재결과 담양농협측이 업체 선정과정에서 공정성을 훼손하고 특정 외지업체 챙기기에 적극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전에 업체를 결정해놓고 지역 업체를 들러리 세웠다는 주장이 한층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담양농협은 작목반장 회의에 앞서 곡성군에 소재한 A회사와 지역 업체인 B회사에 보온덮개 샘플과 단가 견적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A회사는 담양농협으로부터 연락을 받자마자 곧바로 9월 28일자로 미터 당 1100원의 견적을 제출했고 B회사는 10월 4일자로 800원의 단가로 견적을 제출했다. 바로 이날 담양농협 C모 과장이 외지업체인 A회사에 전화를 걸어 지역 업체인 B회사에서 제출한 견적서 내용을 알려주고 단가를 인하해 다시 견적서를 보내줄 것을 요청, A회사는 10월 4일 미터 당 단가를 990원으로 조정한 수정 견적서를 제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같은 달 12일 열린 작목반 회의에는 A회사의 수정된 견적서가 제시됐고 결국 외지업체인 A회사가 납품업체로 선정됐다.
B회사 대표 김씨는 “공정한 입장에서 업무를 처리해야 할 농협이 특정 외지업체 편을 들어주기 위해 경쟁업체의 정보를 알려주고 선정에 유리하도록 단가를 조정하는 등 불공정 행위를 자행하고도 아무런 잘못이 없는 양 당당해 하는 모습에 환멸을 느낀다”며 “앞에서는 애향심을 외치며 지역농산물을 애용해 달라고 호소하면서 뒤로는 지역 업체를 홀대하는 담양농협의 이중적인 태도에 분노마저 치민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에대해 담양농협 C모 과장은 “작목반장 회의 이전에 농협에 비치된 샘플과 견적을 살펴본 상당수 작목반장들이 외지업체인 A회사 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판단돼 기왕 선정될 것 같으면 가격을 인하해서 공급하고자 하는 뜻에서 A회사에 가격을 인하한 2차 견적을 요청한 것이지 다른 뜻은 없었다”고 강변하고 “지역 업체를 홀대하거나 일부러 배제시키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와관련 담양농협의 한 조합원은 “가뜩이나 지역경제가 어려운 현실에서 지역 업체에 도움을 줘야 할 지역농협이 왜 이런 일을 했는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하고 “군 예산 지원 50% 등 무려 75%에 이르는 보조금을 지원하면서 농협에서 지역 업체의 제품을 이용하자는 의견 제시조차 못한다는 것은 책임 회피이자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한명석 局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