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암 환우들 날마다 납골당 보며 치료 못 받아“

담양군 “허가에 법적·절차적 문제 없다” 입장

 “망자의 권리보다 산자의 권리가 중요합니다”

대덕면 문학마을 주민과 인근 명문요양병원 직원 등으로 구성된 납골당반대추진위원회는 지난 19일 납골시설 ‘빛고을추모공원’을 반대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마을 500m 전방에 들어서는 납골시설은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데다 동의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지연손해배상금을 물어야 한다는 강박으로 일부 주민들에게 동의서를 작성하게 하는 등 위법 사항이 드러났다”면서 “담양군은 납골시설 신고수리를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빛고을 추모공원은 담양군 대덕면 문학리 산 105번지에 위치해 있으며 외문마을과는 500m, 명문 요양병원과는 불과 200m 떨어져 있다.

이용길 납골당반대추진위원회장(이장)은 “지난 23년 간 마을 사람들은 납골당을 막기 위해서 피눈물을 흘리며 싸워 왔다”며 “이번에 납골당 설치 신고 서류 중 건물 및 토지가 법인 소유임을 증명해야 한다는 장사등의관한법률시행규칙 제7조 신고 요건에 적합하지 않은 점 등이 명백히 드러난 이상 현재 공사 진행 중인 마을 앞 납골당은 철거해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김동석 명문요양병원장은 “제한 거리의 납골당 시설이 들어올 때는 주민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례가 있었다. 하지만 동의를 얻기는 커녕 손해배상을 운운하며 강제 동의서를 받아갔다”면서 “요양병원 환자들이 매일 납골당을 보면서 치료보다 더한 스트레스를 받아 병이 더 깊어질 것이라고 병원 측에 항의를 하고 있으며 더욱이 납골시설은 병원의 생존권이 달린 심각한 문제다”고 피력했다.

실제 명문요양병원은 주로 암 환자들이 요양을 하는 병원인데 바로 앞에 납골당이 들어서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환자들이 날마다 납골당을 보면서 요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게 될 상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편 마을 주민들과 명문요양병원은 담양군이 사업자인 광주 소재 B교회 측이 제기한 행정심판 패소를 이유로 봉안당 설치를 허가한 것으로 나타나자 광주지방법원에 담양군을 피고로 하는 ‘봉안시설설치신고수리 취소 청구의 소’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앞서 담양군은 납골당 건물 신축 중 사업주의 부도 등으로 중단돼 20년 넘게 흉물로 방치되고 있던 대덕면 문학마을 인근지역에 지난 7월 사업자인 광주 소재 B교회 측의 봉안당 시설 공사를 허가했다.

담양군청 담당부서는 허가에 법적·절차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상위법인 ‘장사 등에 관한 법률’ 등을 고려하면 주민생활 불편과 거부감 유발, 보건·위생상 위해요소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 일반적인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