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청 공무원과 군부대 장병들이 수북면 친환경 쌀 재배단지 일원에서 김매기 노력봉사를 하고 있다.
갈 길은 바쁜데 곳곳에 암초
친환경농업을 조기에 정착시키려는 군의 노력이 잇단 암초에 부딪치면서 혼선을 빚고 있다.
지난달 하순, 수북면 궁산리를 비롯한 주평리, 두정리 등 친환경 쌀 재배단지 농가들은 이랑사이로 수북히 돋아난 잡초를 바라보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도 그럴 것이 예년 같으면 모내기를 끝내고 모처럼 한가한 시간을 가질 시기인데 논에 돋아난 잡초를 뽑느라 오히려 일손이 더 늘어났기 때문.
이들 농민들은 친환경농업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고령화 추세에 있는 농촌 현실에 비추어 다소 무리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예상되는 수확량 감소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농민들은 "처음으로 시행하는 환경농법에 대해 기대 반 우려 반이었는데 막상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니 암담하다"며 충분히 검증을 거친 농법을 선택하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군도 예상외로 잡초가 많이 발생하자 즉각 농정과 등 관련부서 직원들을 현지에 보내 현지확인을 실시하고 농가를 대상으로 중경제초기 공급과 함께 우렁이를 투입하는 한편 군청 공무원과 1179부대, 담양대대 장병들을 중심으로 일손돕기에 나서는 등 잡초피해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지 취재결과 수북면 일원에 조성된 친환경쌀 재배단지 농가들은 EM당밀 농법을 선택했으나 농가들이 사용시기와 방법, 물 관리 등을 제대로 하지 못해 잡초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농업기술센터 등 관련 부서에서는 지난 2월부터 수 차례에 걸쳐 마을단위까지 교육을 실시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후관리와 현지지도가 미흡했다는 지적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단지 지정 시 농민들의 친환경농업 실천 의지와 토양 상태 등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친환경 단지 확대에만 급급해 탁상행정을 추진한 일선 읍·면에도 책임론이 뒤따르고 있다.
반면 농가들의 책임도 이에 못지 않다. 농가에서 선택한 EM당밀 농법의 경우 특성상 물관리와 사용시기 등이 필수적임에도 관행과 경험에 의존한 채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농가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관련 친환경농업 선도농가로 10년 넘게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고 있는 나상채 씨(48·대덕면 시목리)는 "친환경농업은 곧 잡초와의 전쟁이라고 할 만큼 잡초제거와 방제작업은 필수적으로 뒤따르는 것으로 우렁이든 미생물이든 다소 잡초발생을 억제할 뿐 제초제처럼 절대적이 아니라는 점을 농가들이 인식해야 한다"며 "친환경농업은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가 가장 중요한 만큼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고자 하면 기존의 마음자세부터 먼저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임영주 전남도 농정국장도 "친환경농업은 가시밭길을 걷고 험난한 산도 넘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반드시 가야할 우리 농업의 미래"라고 전제하고 "지금까지 관행농업에 길들여진 농민들이 쉽게 친환경농업을 추진하진 않겠지만 친환경농업을 통한 생명식품 생산만이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고 도시와 농촌, 자연과 인간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이자 우리 농업이 활력을 찾는 첩경"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농산물의 국제경쟁력 확보 대안으로 친환경농업의 중요성이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며 "친환경농업 초기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영농실패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도차원에서 가칭 친환경농업상호보험제를 도입해 농민들이 안정적으로 영농에 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군 농정과 관계자는 "환경농업 시행 원년인 만큼 다소 시행착오는 겪고 있지만 지금 상황이 농민들이 우려하는 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하고 "현재 상황 역시 환경농업으로 가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농가들은 행정을 믿고 따라달라"며 농가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했다. /정종대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