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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서설(瑞雪)이병노(담양뉴비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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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2.21  14: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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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시작되는 절기 입춘이 지나고 정월대보름이 되었는데 소복이 눈이 내렸습니다. 내가 어렸을 때는 정월대보름 무렵에도 종종 눈이 내렸습니다. 그러나 근래에는 이 무렵에 눈이 내리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기후 온난화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설날 무렵에도 눈이 내리고 정월대보름 무렵에도 눈이 내렸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보지 못했던 서설이 내린 것입니다.

오랜 만에 보는 정월대보름 설경을 보면서 왠지 모르게 마음이 푸근해졌습니다. 올해에는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는 기분 좋은 예감도 들었습니다.

멀리 사는 어느 지인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는지 서설 풍경을 사진으로 찍어 카톡으로 보내왔습니다. 나 역시 대나무와 어우러진 우리 담양의 서설 풍경을 담아 지인에게 보냈습니다.

옛 사람들은 정월 초하루 설날에 눈이 내리면 그 해에 풍년이 들 좋은 징조라고 생각했습니다.

고종황제도 새해 함박눈을 보면 이런 시(詩)를 지었습니다.

<이 함박눈에 농사가 풍년이었으면 / 백성들이 잘 먹어야 나도 같이 먹지 / 또 이렇게 차가운 날씨에 / 가난한 자는 옷이라도 제대로 입었는지…>

옛 사람들은 설날에 눈이 많이 내리면 논밭에 겨울잠을 자고 있던 병해충들이 모두 얼어 죽어 농작물에 피해가 적고, 설 이후에 눈이 내리면 해충이 죽지 않고 농작물에 큰 피해를 준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설날에 내리는 눈을 길조(吉兆)라고 여겨 서설(瑞雪)이라고 했습니다. ‘서(瑞)’는 ‘상서로울 서’ 자(字)로 최고로 좋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상서로운 빛을 서광(瑞光)이라고 하고, 상서로운 꿈을 서몽(瑞夢)이라고 하며, 상서로운 징조의 구름을 서운(瑞雲)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봉황 같은 상서로운 새를 서조(瑞鳥)라고 합니다.

나는 서설 풍경을 바라보며 올해 임인년(壬寅年)에 좋은 일이 많이 생기기를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풍년이 들고 가격도 좋아 농업인들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피어나기를 기도했습니다.

코로나가 종식되어 삶의 벼랑 끝에 내몰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고통이 하루빨리 사라지기를 기도했습니다.

청년들의 일자리가 많이 생겨 우리 담양에서는 3포세대라는 말이 없어지기를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장애인, 여성, 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 소외받지 않고 질 높은 삶을 살아가는 풍요로운 담양이 되기를 기도했습니다.

아울러 3월 9일 대선에서 깨끗하고 유능한 대통령이 당선되어 나라를 더욱 융성하게 만들어 주기를 기도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2년 넘게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았던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야말로 출구가 언제 나타날지도 모르는 긴 터널을 통과하는 심정으로 힘들게 버텨왔습니다. 그렇게 버텨왔던 것은 저마다의 마음속에 언젠가는 어두운 터널을 벗어날 수 있다는 의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런 의지를 갖고 살아가는 우리 담양군민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이제 추운 겨울도 서서히 물러가고 들녘에는 어느새 푸른 기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온갖 꽃들도 피어나 우리를 기쁘게 해 줄 것입니다. 우리 다시 한 번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힘을 내 봅시다. 아무리 긴 터널이라 해도 반드시 출구는 있는 법입니다.

“임인년 새해 벽두에 서설이 내렸습니다. 올해에는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입니다. 다시 한 번 힘을 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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