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조합원들은 현재 3000여명이지만 조합장을 뽑는 대의원은 50명(현원 48명)에 불과하다. 선거 때 20여명의 표만 확보하면 조합장이 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조합장의 대표성이 없고 회원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몇몇 대의원들에 의해 조합장이 선출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원래 산림조합법은 조합원 총회에서 직선으로 조합장을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단순히 농사일 때문에 모이기 힘들다는 이유로 대의원에 의한 간접선거로 조합장을 선출하고 있다.
이같은 문제로 인해 경남 밀양에서는 조합장 선출을 직선제로 바꾸려는 시도가 거세게 일어났으나 결국 직선제 도입에 실패했다.
선거 과정에서 일선 조합장들의 비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포항시 산림조합의 조합장이 선거를 앞두고 대의원들에게 돈을 돌리다가 경찰에 구속됐으며 산청군 전·현직 산림조합장이 횡령 혐의로 함께 구속되기도 했다.
이처럼 일선 조합장 선거가 민주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다보니 회원들의 의사는 전혀 반영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대의원에게만 잘 보이면 얼마든지 연임이 가능하다. 결국 현재의 불합리한 선거제도가 산림조합장의 영구집권 체제를 보장해주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박광호 현 조합장의 경우 수북농협장을 거쳐 조합경영에 대한 노하우와 산림에 대한 남다른 열정 및 전문성을 바탕으로 어려운 산림조합을 반석에 올려놓았다는 긍정적인 평가속에 86년부터 조합장을 맡아온 것도 간선제를 고수해왔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며 이번 선거에서도 73세 고령에도 불구하고 5선에 도전 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고 있다.
물론 산림조합의 경영진은 선거제도의 변화에 극력 반대하고 있다. 농협의 경우 조합장이 선출직으로 바뀐 이후 다선 조합장들이 선거에서 패배하고 물러나 새로운 인물이 조합 경영을 맡고 있는 등 변화의 물결이 자리잡고 있어 간선제를 고집하고 있는 산림조합과는 천지 차이다.
뜻있는 산림조합원들은 "조합장 선출방식을 조합원들의 의사를 반영하기 위해 직선제로 바뀌어야 한다" 며 "시대 흐름에 뒤떨어져 간선제를 고집하는 산림조합에서 아름드리 거목이 성장하기를 기대하기보다는 모래에서 싹이 나기를 기대하는 것이 빠를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도내에서는 장성·진도·해남 산림조합만이 직접선거를 통해 조합장을 선출하고 나머지 산림조합은 간선제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종대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