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의 대표적 기업으로 군림해 온 금성면 소재 '동일산업'이 누적된 적자와 경영난으로 마침내 부도 처리됐다.
외환은행 광주지점에 따르면 (주)동일산업, 계열사인 동양개발(나주시 남평 소재)이 각 2억원씩 총 4억원의 어음을 결재하지 못해 22일 오전 10시 최종 부도처리 됐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외환은행 외에 광주은행, 농협, 신용보증기금 등 타 금융기관 등에 지급기일이 도래하는 어음이 속속 잇따르게 되면 전체 부도액이 30억원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따라 이 회사 임직원 80여명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된 것은 물론 30여개에 이르는 협력업체의 연쇄 피해도 잇따를 것으로 보여 안그래도 침체를 못 벗어나고 있는 지역경제에 적지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동일산업 부도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회사에 레미콘 원료 시멘트 등을 납품해왔던 업체들이 채권확보를 위해 이미 모래·자갈·수로관 등에 압류 처리를 했으며 골재 납품업체와 주유소 등 다른 거래업체들도 조만간 회사 자산 압류 등 조치를 취할 태세를 보이고 있어 동일산업 사태는 갈수록 지역에 일파만파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지역 대표 기업으로 비교적 재무구조가 탄탄하다고 여겨졌던 동일산업은 지난 IMF이후 경영이 어려워져 2000년에 4억8000만원, 2001년 4억6000만원, 2002년에 4억2000만원, 2003년에 12억4000만원의 적자를 내는 등 총 26억원에 달하는 경영적자가 누적돼 왔으며 현재 금융권 부채만 장기 52억원, 단기 48억원 등 총 100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장용호 대표이사는 계열사인 광일개발(월산면 소재) 허가 연장 장기 민원, 흄관 생산공장 폐업 등으로 회사 경영이 더욱 어렵게되자 1년전부터 회사 출근을 등한시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고 부도 이후엔 아예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 다만 경리부 최 모 차장 등 회사 실무자들이 부도에 따른 자구책 마련을 위해 현재 법정관리 신청을 준비중이고 광주의 모처에서 작업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지역민들은"동일산업이 최근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오랫동안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견실하게 성장해 온 회사여서 이렇게 부도까지 날 줄은 몰랐다"며"이번 일로 관련업체나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에 큰 영향이나 미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고 입을 모았다.
동일산업은 어떤 회사?
지난 1981년 금성면 원율리 6천여평의 부지에 설립한 동일산업은 레미콘·아스콘·콘크리트관 등 건설 및 농업용 시설자재 등을 주로 생산하는 제조업체로 출범, 임직원 140명을 거느리며 연간 200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는 지역 대표기업으로 성장해 왔던 회사. 회사 설립후 20여년동안 담양을 비롯 광주·전남지역에 협력업체만 30여개에 이를만큼 성장 가도를 달려왔지만 IMF 여파로 회사 경영에 어려움이 봉착됐으며 엎친데 덮친격으로 건설경기 장기 침체와 원가상승, 업체간 과당경쟁, 덤핑납품, 관급배정 축소 등으로 최근 몇 년동안 극심한 경영난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도 이유는?
항간에서는 고의 부도설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 회사가 부도 사태를 맞은 것은 결국 극심한 경영난 때문 이라는게 중론이다. 레미콘 업계간 과당 출혈경쟁과 자갈·모래 등 레미콘 원자재가 상승, 관급자재 납품 축소 등이 주 원인으로 대두되고 있으며 여기에 계열사인 광일개발 허가연장과 관련한 반복되는 민원도 한몫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담양을 중심으로 인근 순창·장성 등 동일 사업권내에 9개나 되는 동종 업체가 치열하게 경쟁하다 보니 레미콘 업계 스스로 제살깍기를 하는 등 부실경영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 실제로 레미콘조합은 자체 협정가격을 87%선으로 마지노선을 정해놓고도 74%까지 낮춰 덤핑판매 하는 등 회원업체 스스로 약속을 위반하는 등 업체간 과당 경쟁을 해온데다 여기에 대형 건설회사의 횡포까지 일상화 돼 업계 경영난을 더욱 부채질 했고 결국 앞서 일신레미콘의 부도에 뒤이어 경영이 악화된 동일산업의 부도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연매출 200억원을 올려왔던 동일산업의 부도로 우선 지역경제 생산활동이 크게 위축, 관련 업계의 생산성 저하가 우려되고 있으며 이 회사에 원자재와 골재, 기름 등을 납품해왔던 지역내 협력업체들도 대금 미결제에 따른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80여명에 이르는 회사 임직원의 대량 실직사태로 당장 이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에 미치는 정서적 분위기도 악화것으로 보인다. 상공회의소 등 경제전문기관에 의하면 동일산업의 부도로 지역경제 직·간접 손실액은 당장 수백억원에 이르고 기업활동 위축 등을 더하면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측 입장은?
동일산업 장용호 사장을 비롯 임직원들은 부도 이후 우선 회사가 법정관리 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법정관리 신청이 받아들여지는 것만이 우선 당장 떠안고 있는 부채와 금융비용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어 회사를 정상화 시키는데 주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그나마 흑자를 내고있는 계열사 '광일개발'을 지역민들의 이해와 적극적인 협조속에 개발허가 연장(금년 9월말 허가만료) 및 신규허가 등을 통해 모기업을 살리는 기반으로 삼을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는 폐석과 석분 등 석산으로 인한 환경오염 민원이 여러차례 발생한 사안이어서 주민들의 동의와 협조를 쉬 얻어내기는 어렵다는 것을 회사측에서도 잘 알고 있는 사안이어서 차제에 지역민의 정서가 동일산업을 회생시키는데 도움을 주자는 쪽으로 바뀌기를 바라고 있는 사항이다. / 장광호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