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층들은 쌀 지원보다는 '돈으로 주는 게 오히려 좋은데' 하는 분위기다.
명절 때나 연말연시만 되면 각 사회단체로부터 전해지는 20-40kg의 쌀을 받아들면서 고마움보다는 똑같은 쌀을 절반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안타까움이 더 앞서기 때문이다.
국민기초생활수급자들은 이미 2002년 9월부터 정부양곡을 시중가격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읍면사무소에 가서 1만9000원만 납부하면 쌀 20kg짜리 1포를 시중가격(4만5000원)의 절반에 살 수 있다. 한 세대당 최고 40kg의 쌀을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정부양곡할인구입제도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차상위계층, 경로연금대상자, 보육료 감면대상자 등에게까지 한시적으로 허용되었다.
국민기초생활수급자 김모씨는 “사회단체에서 저소득층들에게 쌀을 지원하려면 시중가격으로 구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똑같은 쌀을 먹는데 굳이 1포당 2만6000원이나 되는 돈을 더 들일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차상위계층인 이모씨도 “최근 들어 각 사회단체에서 불우이웃을 돕는 것은 아주 고마운 일이지만 저소득층들의 경제적 부담은 쌀값보다는 부식재료비가 더 크다”고 말했다.
이처럼 저소득층들의 생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각종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는 농수산물 상품권으로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여론도 일고 있다.
관계 공무원은 “국민기초생활수급자의 경우 매달 1인당 10kg까지 쌀을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만큼 쌀이 부족하지는 않는다”면서 “재래시장의 활성화와 저소득층들의 실질적인 생계지원을 위해서 재래시장 상품권을 발행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 하다”고 말했다. /정종대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