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농협이 직원들에게 할당 조합원들에게 판매하는 연간 공제보험 목표액이 과다, 직원들이 큰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근무 의욕마저 저하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특히 이같은 공제보험 영업이 농협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요사업으로 자리잡으면서 본연의 업무 보다는 자의반 타의반 직원들을 마치 일반 보험사의 보험설계자로 전락시키고 있어 본질적인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조사에 의하면 관내 각 지역농협들은 연초가 되면 각 직원별로 목표액을 설정하고 직급에 따라 최고 2000만원에서 최하 500여만원까지 공제 수수료 실적이 부여되고 있으며 이를 반드시 달성해야만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따라 직원들은 공제 목표 달성을 위해 조합원과 일가친척, 지인들을 대상으로 아쉬운 소리를 해가며 공제가입을 유도하거나 일부에선 자신의 급여까지 대납하면서 공제 실적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모 조합의 경우 연간 공제 수수료 목표액이 과장급은 1800-2000만원, 대리는 1500만원, 직원 1000만원, 계약직은 500만원선의 실적을 올려야만 하는 실정이고 여타 조합들도 이에 버금가는 공제목표액을 설정, 직원들에게 실적을 종용하다 보니 높게 설정된 직원들은 목표 달성을 위한 부담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화되고 근무 의욕이 크게 저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의 이같은 과다한 공제목표액 설정으로 인해 직원들의 본연의 업무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지만 조합 입장에서는 어렵고 불확실한 경제사업으로 수익을 올리기 보다는 공제를 통한 수익 창출이 훨씬 쉽다는 점 때문에 공제 영업을 사실상 조합의 주력사업으로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실정이다.
즉, 농자재나 농산물 판매는 수익에 한계가 있지만 일종의 보험상품인 공제 가입은 영업하기에 따라 무한대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전남지역 H군 모 조합의 경우 3년 연속 판매왕을 차지한 공제 실적우수 직원을 과장으로 특별 승진시키는 사례까지 있을 정도로 조합들이 공제 가입에 목을 매고 있는 실정이고 보면 직원들의 부담이 어느정도 인지는 가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는 지적이다.
이에따라 현재 각 조합에는 공제담당 전담직원이 따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이 모두 나서 공제업무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실정이고 실적이 미흡한 직원들은 스트레스에 무능력(?)까지 겹쳐 이중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모 조합직원 이모씨는"농협 공제가 타 보험상품에 비해 조합원들에게 유리한 잇점도 있어 가입시 좋은 혜택도 받을 수 있지만 조합이 직원들에게 너무 높은 목표액을 할당하고 전문성 없이 실적에만 매달리다 보니 심한 스트레스와 함께 업무 외적인 부담을 많이 느낀다"며"어차피 직원들의 몫으로 해야할 공제 영업이라면 조합원들이 강요나 체면치레가 아닌 정말 필요해서 공제에 가입하도록 농협 공제상품의 잇점과 혜택을 제대로 홍보하고 판매하는 선진 영업기법 도입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밝혔다.
조합원들 역시"대출 받을때나 알고 지내는 직원에게서 공제 가입을 부탁받을 때 난감한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고 직원들이 공제 실적을 올리기 위해 애쓰는 것을 보면 안타까울때가 많지만 부채에 이자도 못낼 형편에 너나 없이 공제까지 들어달라 하면 죽을 맛이다."며"조합원, 직원 모두가 서로 공제 때문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조합 수익사업의 틀을 과감히 바꿔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따라서 지역농협의 가중한 공제 목표 설정이 직원 본연의 업무에 악영향을 미쳐 보이지 않는 더 큰 손실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차제에 각 조합들이 과다한 실적 할당방식의 공제 강요를 통한 수익에 매달리기 보다는 선진 영업기법과 적절한 목표설정, 그리고 보다 효율적인 수익사업의 개발로 조합과 조합원들이 함께 성장해가는 조합 운영의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장광호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