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김광원)가 지난 1일 농협중앙회의 신·경분리 시한은 명시하지 않고 중앙회장과 조합장의 권한은 정부안보다도 강화하는 내용으로 농협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같은 사태와 관련, 농민단체들은 농해수위가 농협중앙회의 로비공세에 밀려 농민요구를 망각하고 농협법을 개악했다고 비난하며 향후 법사위와 본회의에서 잘못된 법안을 바로 잡으라고 요구했다.
농협중앙회는 이번 농협법 개정안과 관련, 공문을 통해 전 농협조직에 정기국회 기간 동안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과 법제사법위원을 대상으로 농협법 개정안에 대한 농협 의견을 반영시키는 활동을 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농해수위는 이날 농협법 개정후 1년 이내에 농협중앙회가 중앙회 신용사업 및 경제사업 분리방안을 제출, 1구역 1조합 제도 유지, 대표이사 임기 2년 제한, 중앙회 상임감사제도 폐지 및 이사회내 감사위원회 구성 등을 뼈대로 농협법 개정안을 수정 의결했다. 이에 따라 국회일정과 관련, 정치적 변수가 없는 한 이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오는 9일까지 본회의에서 의결되거나 곧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임시국회에서 올해 내 처리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2일 성명을 내고 “농민조합원들의 요구와 배치되는 개악사태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국회 농해수위와 농협중앙회를 규탄하고, “국회 본회의를 통해 농협법 개정안을 바로 잡아야 하며, 농협중앙회 지배구조 개선 및 시군지부 폐지 등 법 이외 각종 개혁과제를 농민 입장에서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도 같은날 성명에서 “이는 농민들의 요구를 묵살한 반역사적인 행위”라며 “신·경분리 없는 농협 개혁은 거짓이므로 국회는 본회의로 넘어간 개정안에서 농민조합원의 요구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농협중앙회가 11월9일자로 보낸 공문은 11월5일∼12월9일까지 농협법 등 5개 과제에 대해 중앙과 지역단위에서 전방위로 농정활동을 하고 그 결과를 2004년도 농정활동 업적평가시 반영한다고까지 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