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부터 추곡수매가격 결정절차를 국회동의제에서 임의제로 전환하는 개정안을 확정함에 따라 농민들이 농업을 포기한 처사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일 국무회의를 열고 추곡 수매가격을 사실상 국회가 최종 결정하는 추곡수매 국회동의제를 내년에 폐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양곡관리법 정부개정안을 확정했다.
이에따라 동시에 공공비축제가 도입되면서 추곡수매제는 공공비축물량을 조달하는 방식의 하나로, 정부가 실시여부와 수매가격을 결정하는 임의제도로 바뀔 전망이다.
이에대해 농민단체들은 “추곡수매제는 농민에 대한 소득보장 뿐만 아니라 주곡의 안정적인 공급을 확보하기 위한 국민경제적 입장을 고려한 정책수단으로 가격지지, 효과적 수급조절, 수확기 물량격리 등 역할을 해왔다”며 “이를 폐지한다는 것은 주곡을 시장기능에만 맡기겠다는 개악”이라고 지적했다.
농민단체들은 특히 “임의제 전환은 가뜩이나 국제유가 폭등과 농지값, 임차료 상승 등 생산비 인상 압박을 받고 있는 농촌의 현실을 무시한 것”이라며 “350만 농민은 추곡수매가 국회동의제 폐지 등을 골자로 한 ‘양곡관리법’ 개악안 철회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남도연맹 곽길성 사무처장도 "국민의 먹거리를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였던 추곡수매제를 폐지하는 것은 농업포기 정책이라"며 반발했다.
한편 개정안이 이번 국회 회기내에 통과될 경우 내년 하반기께 시행에 들어갈 전망이지만, 국회 심의과정에서 적지않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은 현행 양곡관리법에 규정된 추곡수매가 국회동의제 규정을 삭제하고 역시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정부관리양곡의 수급계획도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승인만 하면 되도록 했다.
개정안은 또 비상시를 대비해 쌀과 기타 양곡을 비축하는 공공비축제를 도입하고 공공비축용 양곡은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매입, 판매하도록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