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발생시 주민들의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켜줄 소방용수시설이 땅속에 묻힌 채 방치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소방서관계자들이 징계를 당하는 등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달 11일 전라남도의회가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실시한 현장확인 과정에서 드러난 것으로 일부 공무원들의 안전불감증이 어느정도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실례로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전라남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위원장 강상철) 소속 의원 9명은 지난 11일 남도대학과 담양소방서에 대한 현장확인활동을 벌인 과정에서 용면사무소 마당에 설치된 소방용수 저수탱크가 사라져버린 것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지난 5월 용면사무소에서 환경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측면 담장을 제거하고 화단을 조성하면서 기존에 설치된 소방용수 저수조를 흙으로 덮어 화단으로 만들어버린 사실을 확인하고 이외에도 소방용수시설 관리실태가 불량한 곳이 많을 것으로 판단, 담양소방서에 관내 소방용수시설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토록 지시했다.
이같은 도의회의 현장확인 결과를 통보 받은 전라남도소방본부는 매월 점검토록 되어있는 소방시설에 대한 점검 불이행을 이유로 담양소방서 관계자 4명에 대해 징계조치를 내리는 한편 소방시설을 무단 훼손한 용면장을 의법조치토록 지시, 용면장은 담양소방서에 의해 지난 22일 소방기본법 위반 행위로 고발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용면사무소 소방용수 저수조는 총 용량 20톤의 소방용수를 저장 할 수 있는 시설로써 화재 발생시 진화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1975년부터 설치 운영되어 왔으나 올해 5월 용면사무소가 화단 조성공사를 하면서 저수조를 흙으로 덮고 잔디를 식재, 주민들의 안전까지 함께 땅속에 묻어버린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연출한 것.
이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주민 A씨는 "다행히 일찍 발견되었기에 망정이지 만약 화재라도 발생했다면 어떡할 뻔 했느냐"고 반문하고 "어쩌면 이렇듯 무모한 짓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면사무소 관계자들을 성토했다.
이에대해 용면사무소 관계자는 "아름다운 면사무소를 가꾸기 위해 담장을 허물고 화단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소방용수 저수조가 흙에 덮여 도의원들로부터 지적을 받게됐다"며 "지적을 받자마자 곧바로 흙을 걷어내고 벽돌을 쌓아올려 원상대로 복구했다"고 변명하고 있으나 용면사무소의 안전불감증에 대한 비난여론은 쉽게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안전불감증에 젖은 일부 공무원들의 잘못된 판단이 자칫 주민들에게 지울 수 없는 큰 피해를 안겨줄 수 있다는 교훈적인 사건으로 이로인해 담양소방서 관계자 4명이 문책과 함께 징계를 당했을 뿐만 아니라 사건의 원인을 제공한 면장이 검찰에 고발되는 등 지역사회에 파문을 일으키면서 사회에 만연된 안전불감증에 일대 경종을 울린 사건으로 기록되게 됐다. /정종대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