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하락의 불안한 전주곡이 시작, 농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쌀값 지지대 역할을 해온 두 축 '정부수매가'와 '농협 RPC수매가'가 13년만에 처음 동반 하락하면서 올해가 장기적인 쌀값 하락으로 접어드는 사실상의 기점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정부가 추곡수매제가 소득지지 효과가 매우 낮은데다 쌀 농업소득 감소를 완화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공공비축제를 검토하고 있어 농민들의 불안감은 더해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 추곡수매가를 지난해보다 4%(잠정)인하해 조곡 40kg 1등급 기준으로 지난해 6만440원에서 5만8020원으로 인하했다. 92년 같은 기준으로 4만55백40원 이후 동결된 적은 있지만 수매가가 인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최근 시작된 농협 RPC별 계약 수매가 역시 13년 만에 처음으로 정부 수매가와 같이 동반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RPC의 특등 수매가(조곡 40kg 기준)는 지난해 5만4000원에서 5만3000원으로 1000원 가량 하락해 농민단체들은 생산원가 등을 들어 5만6000원대를 유지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농협은 5만4000원대를 고집하고 있다.
농협 RPC수매가 인하는 정부수매가 인하의 영향과 함께 RPC별 경영평가에 따른 자금 차등지원 등도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 6백만석 가량의 쌀을 정부가 민간에서 시가로 구매해 쌓아두는 공공비축제 도입을 앞두고 민간 양곡상들이 매집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 역시 산지시세를 바탕으로 하는 농협 수매가 하락을 부추겼다.
수매가 인하가 쌀값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농민들의 불안감도 이어지고 있다.
추곡수매는 쌀 집중 출하시기에 격리해 시장 가격 폭락을 미연에 방지해주는 산술 값 이상의 의미가 있고 영세소농의 경우 수매제도로 가계를 유지하고 있는 현실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농민단체들의 주장이다.
농민회 관계자는 "수매가 인하는 장기적인 쌀값 하락으로 가는 전조로 받아들일 수 있다" 며 "쌀개방을 앞두고 쌀값 하락을 당연시하는 정부의 사고 전환이 필요한 상황으로 이에 앞서 농민들의 소득지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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