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읍 동정리 출신으로 전도양양 하던 배00 육군대령이 얼마전 강제 퇴역당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유는 부하에 대한 '상습적인 폭언과 직권남용'.
현재 그와 가족들은 너무도 부당한 처사에 대해 청와대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국방부와 육군을 상대로 외롭고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는 얘기도 최근에야 들었다. 가족들과 배 대령을 잘 아는 軍內 장교들은 그의 억울함을 수차 진정도 하고 탄원도 했지만 결국 상부에서는 그를 강제퇴역 시키고 말았다고 한다. 금전이나 뇌물 등 부정부패에 연루된 것도 아니고 파렴치한 생활이나 부하를 구타를 한 것도 아니라고 하는데, '폭언과 직권남용'이라는 죄를 씌워 수십년 간 軍과 國家, 國民을 위해 헌신해 온 영관급 장교를 이렇게 쉽게 옷을 벗길 수 있는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배 대령 가족측의 입장은 대략 이렇다. "육본 부관감실의 업무실수로 인해 지난 96-97년에 국군순직자 7400명의 가족이 6년간 보훈혜택을 받지못하게 된 사건과 지난해 탈북 국군포로 전용일씨 국내귀환 지연사건 발생등으로 육군에 대한 국민여론이 악화된 시점에 새로 육본 인사처리과장에 부임한 배 대령이 향후 이같은 사건의 재발을 막고 또 그동안 관행시 되어온 인사처리과 장교들의 근무기강 해이, 무사안일주의를 바로잡기 위해 부하들의 업무수행 실태를 직접 확인하면서 적극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던 과정에서 이에 불만을 품은 직속상관과 일부 부하장교들이 조직적으로 '배 대령 죽이기' 음모를 꾸며 결국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는 것. 지난해말 언론에도 보도됐던 호남출신 모 장군과 배 대령 사건은 당시 정부와 기득권 세력의 政·官계에 이은 호남출신 軍 요직자 숙청작업의 일환으로 지역에서는 받아들여 졌으나 그후 사람들의 기억에서 멀어졌고 결국 배 대령은 강제로 옷을 벗고야 말아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육사 36기로 임관한 뒤 25년간 軍에서 외길 인생으로 오직 조국과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해 오다가 마침내 육군본부 핵심부서에 보직, 곧 별을 달 수도 있었던 장래가 촉망되던 그의 강제퇴역 소식을 접하면서 '올바른 軍人의 길'이 무엇이었기에 그는 지금 이토록 힘들고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을까 생각해본다. "진실은 힘과 권력으로 누를 수 있지만 결코 바뀔 수는 없다"는 배 대령 가족의 말이 자꾸만 뇌리에 스친다. 그리고 문득 "임금의 칼에 베여 죽느니 나는 차라리 戰場인 바다에서 죽고싶다."며 고뇌했던 이순신 장군의 독백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장광호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