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발주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지난해부터 시행한 전자입찰제가 시행 1년이 된 시점에서 긍정적 측면에도 불구, 결국 지역 건설업계를 사지로 내몰고 있어 입찰한도액 상향조정 등 전반적인 재검토가 시급하다는 여론이 높다.
이는 수의계약에 따른 폐해와 시비를 없애기 위해 민선 3기 들어 전국 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전자입찰제를 시행, 담양군 또한 지난해 9월부터 2천만원 이상 각종 사업에 전자입찰제를 도입 시행한 이후 불과 1년만에 지역업체의 휴·폐업, 도산, 면허반납이 속출하면서 건설업계가 휘청거리고 있는데 따른 것. 실제 각종 군 발주 사업의 전자입찰 시행이후 지역업체들이 입찰을 통해 2천만원 이상 공사를 따내기가 하늘에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워지면서 건설업계의 경영난 가중과 붕괴로 이어지고 있고 관련 건설자재·공사장비·자재대여·인력시장도 연쇄적인 불황이 이어져 지역경제 자체가 빈사 상태에 빠지고 있음은 군민 누구나 느끼는 현실.
순수 지역토박이 업체든 아니든 현재 관내에 사업장 주소를 둔 건설업체는 줄잡아 160여개, 업종수(단종면허)로는 295개 업체에 이르고 있지만 이들 업체들이 2천만원 이하 수의계약을 통해 공사를 계약하는 건수는 잘해야 1년에 1-2건, 공사금액 2-3천만원에 불과한 실정. 이마저 해당 공사에 대한 특수 기술과 노하우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고 더구나 2천만원 이상 전자입찰을 통해 낙찰받는 공사는 운 좋은 몇몇 업체를 제외하곤 아예 기대할 수도 없을만큼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실제로 금년 상반기 6월말까지 군이 발주한 총사업비 136억원, 157건의 공사중 지역 토박이 업체에 재량껏 준 2천만원 이하 수의계약 발주 공사는 35건 5억7700만원, 4.2%에 불과했고 전자입찰을 통해 지역업체가 수주한 공사는 28건 (22.9%), 30억여원에 머물러 90여건(70%), 100억원 이상의 공사가 외지업체에 돌아간 것을 보더라도 지역건설업체들의 어려움이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음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공사 낙찰을 받은 외지업체를 상대로 한 지역 업체들의 하도급 경쟁이 치열해지고 심지어는 살아남기 위해 우선 하도급을 받고 보자는 식으로 최고 30%까지 부금율을 제시하는 경우도 비일비재, '제살깍기'를 마다않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로 전자입찰제 시행이후 낙찰을 받은 외지업체들이 총공사비에서 25-30%의 이익금만 챙긴 뒤 부가세 10%를 제외한 나머지 60-65%의 공사비 하도급 조건을 제시하는 거만함을 보여도 어쩔수 없이 일을 맡는 경우가 많아 공사과정에서 부실공사와 함께 민원이 다발하는 등 부작용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지역 건설업계에서는 "지역 건설업계 줄 도산이 결국 지역경제 붕괴로 이어지고 있는데도 군이 이렇다할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며"군이 눈치만 보고 있을 것이 아니라 지역의 현실과 여건에 맞게 수의계약 한도액 만이라도 3천만원으로 올려 지역업체들을 살리는 일에 나서야 한다"고 거세게 성토하고 있다. 또 "입찰 공사도 사업장 여건에 따라 입찰 기준액 이하로 공구를 분리 발주시켜 지역업체가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군의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주문하고"외지업체가 낙찰한 공사는 합법적 방법으로 지역업체가 하도급 경쟁에 나설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 적절한 도급액에 공사를 맡을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도 바라고 있다.
뜻있는 지역 인사들 역시"지역 건설업자들이 날마다 할 일이 없어 사무실에 죽치고 앉아 한숨만 쉬고 있는 모습을 보니 지역경제가 참으로 암담할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며"일하고 싶어도 일이 없어 못하는 현재의 상황을 과감히 털어내는 군의 소신있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관련 군관계자는"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지역건설업계의 고통은 물론 불황의 늪에 빠져있는 지역경제 현실도 잘 알고있다"며"지역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군민 여론이 비등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지역 여건을 감안한 조치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자입찰 하한선을 3천만원으로 규정한 전남도내 자치단체는 광양시·보성군·장흥군·강진군·해남군·영암군·함평군·장성군 등 8개 시군에 달하고 있다. /장광호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