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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은 또 다른 시름의 시작풍년은 또 다른 시름의 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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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은 또 다른 시름의 시작"
보리 수매 풍요 속의 빈곤
“풍년농사 짓고 나오는 게 한숨뿐입니다”
보리수매 현장에서 만난 농민 A모씨는 보리포대를 말없이 쌓으면서 이내 목소리를 높이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이처럼 '성난 농심'은 A씨뿐만이 아니다.
농민들에 따르면 올해 보리 농사가 대 풍작을 이루면서 정부 수매량 이외의 잉여분이 7만포대(40Kg들이)를 넘어서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지난 몇년동안 정부의 수매량 감소에 따라 농민들이 재배면적을 줄여왔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작황이 좋아 생산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라는 게 농업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다른 작물과는 달리 풍작이 들었어도 보리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마냥 기뻐할 수가 없는 처지. 보리의 경우 특히 판로확보가 여의치 않아 정부의 수매만을 바라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해 군의 보리수매의 경우 총 3만7696가를 수매한 결과 1등급이 85.4%인 3만223가마, 2등급 5107가마, 3등급 386가마로 지난해 1등급 2만4355가마(91.2%)에 비해 5.8%가 줄어든 것이다.
농민 이모씨의 경우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생산량은 늘어난 상태이나 이 가운데 200포대만이 정부수매대상으로 정해졌을 뿐, 나머지 잔여량은 처분할 방법이 없어 애태우고 있다.
이처럼 농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은 정부 수매량이 해마다 3∼4%가량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수매약정이 '면적기준'에서 '포대수 기준'으로 변경됐기 때문.
이에 따라 농민들은 흉년에는 정부 수매량을 맞추기에 급급하고 풍년에는 판매대책을 세우는데 골머리를 앓고 있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농민 B모씨는 “정부 계약 물량 이외에 처분할 방법이 없는 보리 포대들을 곳간에 쌓아놓고 한숨을 쉬고 있는 농민들이 적지 않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농촌에 남아있을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B모씨는 또 “농민들이 걱정 없이 농사지을 수 있는 제도적인 대책이 반드시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계약 체결 외에 잉여량이 남아 있는 수북과 대전 1800여가마에 대해 추가 수매토록 건의했다"며 "농협에서도 잔여 물량은 시가로 매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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