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간 5934가구 7877명 담양에 새 보금자리
기존 주민과 갈등해소·협력 강화방안 등 마련 시급
 
최근들어 도시를 떠나 귀농·귀촌하는 사람이 크게 느는 가운데 시골 마을에서 이주민(귀농·귀촌인)과 원주민 사이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귀농·귀촌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민 49만6048명이 농촌으로 이동했다.
세부적으로 농촌으로 이동한 '귀농' 인구가 2만559명(귀농인 1만3019명, 동반가구원 7540명), '귀촌' 인구는 47만5489명(귀촌가구주 32만2508명, 동반가구원 15만2981명)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통계를 뒷받침하듯 담양으로 귀농·귀촌한 인구는 2013년 1860명, 2014년 1881명, 2015년 1986명, 2016년 2150명 등 최근 4년간 5934가구에 7877명(귀농625명/귀촌7252명)이 새로운 모금자리를 마련했다.

이처럼 담양군을 비롯 농촌지역의 귀농·귀촌이 늘면서 원주민과 귀농·귀촌인 간 갈등이 새로운 농촌문제로 떠오르고 있으나 이를 중재할 제도적 장치가 없어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귀농·귀촌인들이 호소하는 ‘지역민의 텃세 문제’도, 지역민들이 제기하는 ‘역차별 논란’도 해소하기 어렵다는 하소연이다.

설상가상 이주민 전입신고시 반드시 마을 이장의 확인 날인을 받게돼 있던 제도가 최근 농촌지자체들이 도시인구 유치를 위한 행정 간소화의 일환으로 사후 일괄적으로 처리되면서 위장전입 우려마져 낳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최근 30여가구의 도시 이주민이 모여 조성된 용면 와산리 H전원마을의 경우 마을 상수도 설치 문제를 놓고 공유토지 기부체납과 관련한 법적 분쟁 등으로 해당 주민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1년 넘게 반목과 불화로 고통을 겪고 있다.

더욱이 이런 과정에서 행정처리에 불만을 가진 한 주민이 면사무소를 찾아가 고성을 지르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정작 담당 면직원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일을 키운 것 아니냐는 비난마져 일고 있다.

또한 광주 등 인근 도시 이주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수북면 대방두정길 한 전원마을의 경우 마을 인근 축사 악취 문제로 귀촌인들과 원주민인 축산농가간 갈등을 겪으면서 이주민들이 원리원칙을 따지며 수차에 걸쳐 담양군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법적 분쟁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달 초 남면에서는 마을이장 A(73)씨가 사사건건 자신을 무시한다며 같은 마을에 사는 귀촌인인 B(67)씨를 폭행에 숨지게 하는 등 관내 농촌마을 곳곳에서 이주민과 원주민간 갈등과 반목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물론 모범사례도 있다. 남면 생오지마을의 경우 원주민들이 정성들여 가꾼 채소 등 농산물을 이주민(귀촌인) 가정에 나눔으로 다가가자 이에 감동한 이주민들이 농촌 여성들이 밭일할 때 입는 작업복 20여벌을 구입해 전달하는 등 서로 상부상조하며 마을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농촌 마을마다 원주민과 귀농·귀촌인 사이에 갈등이 생겨날 여지가 많은데 이는 도시와 농촌,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만큼 생각이나 생활양식이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귀농·귀촌인과 원주민 사이에 발생하는 갈등의 효과적인 해결을 통해 더불어 사는 마을 조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이주민은 마을 공동체에 자주 참여해 다가가고, 기존 주민도 귀농인들에게 뭔가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귀농·귀촌인들을 열린 마음으로 맞아주고 다가가야 한다는 농촌문제 전문가들의 조언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관련 농촌문제 전문가인 P씨는 “도시인과 농촌주민들은 살아온 사고방식이 다른 데다 농촌의 경우 혼자 생활하기 힘든 공동체적 삶의 공간인 만큼 귀농·귀촌인이 먼저 지역주민들과의 유대관계 형성에 노력해야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P씨는 또 “지역 주민과의 융화를 위해선 귀농귀촌인은 물론 현지 주민 대상의 융화교육 확대와 지역 내 학습 조직과 동아리 모임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다양한 재능과 전문성을 귀농·귀촌인이 지역사회에 잘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방안을 제시했다.

이처럼 귀농·귀촌이 단순한 인구 증가가 아닌 지역사회 생태계를 유지하게 하는 기본임을 알고, 기존 주민과의 갈등해소와 협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귀농·귀촌의 긍정적 효과인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사회 유지가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김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