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담양읍 재래시장에서 4.15총선에 임하는 민주당 김효석 후보와 열린우리당 김정범 후보가 주민들을 향해 이번 총선에서 적극 지지해 주면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한없는 노력을 하겠다고 목이 터지도록 호소하고 있지만 이를 지켜보는 주민들의 반응은 극히 냉랭하기만 하다.
특히 4.15 총선을 목전에 둔 주민들에게 있어서 유세는 강 건너 불구경이고 먹고 사는 것이 최우선이듯 후보들의 정책과 공약에 대해서는 귀담아 듣지 않고 상인들이 건네는 물 좋은 생선 한 마리, 싱싱한 파 한단, 달고 맛있는 사과 한 개를 놓고 흥정하는 것이 급선무처럼 여겨진다.
이같은 분위기에 대해 후보자 선거운동원들은 하나 같이 "차라리 욕이라도 해주고 삿대질이라도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여길 정도로 주민들의 반응이 냉담하기만 하다" 며 "후보들의 유세에 관심 있는 것은 선거운동원과 선관위 직원, 경찰, 언론인들에 국한될 정도로 선거 분위기가 차분한 가운데 시간만 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예전 같으면 유세차량이 들어설 경우 삼삼오오 모여 앉아 후보를 놓고 인물론과 정책, 주민들을 위해 일 할 자세가 있는 여부에 대해 갑론을박이 전개될 상황이지만 장사와 통행에 방해가 된다며 유세 차량을 다른 곳으로 옮겨 달라고 하면 군소리 없이 이동해야 할 정도로 주민들의 작은 소리에 경청하고 행동에 옮기고 있다.
이처럼 주민들이 선거에 무관심한 것은 아무리 깨끗한 사람, 능력 있는 사람이라도 여의도에 입성하면 '근묵자흑'이 되버린다는 정치인에 대한 불신의 벽이 높은 데다 돈 안드는 공명선거 문화 정착을 위해 대폭 강화된 선거법의 영향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후보들의 유세에 냉담하기만 하던 주민들도 사견임을 전제하며 "호남민의 애정과 한을 대변해준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공조해 주민의 손으로 선출한 대통령을 탄핵한 것에 대해 뒤늦게 사죄하고 더 큰 정치를 한다고 해 열린 우리당을 지지하려다 미워도 다시 한번 하는 마음으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할 생각이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또한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것처럼 이번 총선에서 탄핵 정국으로 내몰아 국정을 혼란의 도가니로 만든 것에 대해 응분의 대가를 치를 수 있도록 열린 우리당에 표를 던지겠다"고 말하는 등 양당 후보에 대한 지지가 극명함을 보여 주고 있다.
총선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시장에서 상회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정치인들에게 국민이 언제 안중에나 있었느냐" 며 "선거 때만 되면 나타나서 표 달라고 하는데, 그걸 보면 욕부터 나온다"고 정치인에 대한 혐오감을 표출했다.
택시를 운전하고 있는 최모씨는 "지난 총선 때는 손님들이 선거 얘기를 주로 했는데 요즘에는 택시를 타도 선거 얘기는 거의 하지 않는다"고 민심을 전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밥 먹고 살기도 힘든데 무슨 정치냐" 며 "마땅히 찍을 사람도 없고, 투표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젊은 유권자들 역시 "정치인을 외면하고 손가락질하는 유권자들의 냉담한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남은 선거 운동 기간에 깨끗한 선거 운동을 통해 변화된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취재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