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제한구역내에 있는 창고를 개조, 싱크대 공장으로 사용하다 적발된 봉산농협 양곡보관창고. 봉산농협은 이 창고를 싱크대제조업자에게 연간 1080만원을 받기로 하고 임대했다.
봉산농협, 적발되자 “책임없다 나몰라라”
개발제한구역내의 농협양곡보관창고를 싱크대 제조공장으로 무단 용도변경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개발제한구역내의 건축물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모 주민이 군 홈페이지에 이같은 불법행위를 제보하고 단속을 요청함에 따라 드러났다.
군은 봉산면 양지리 3-6번지에 소재한 봉산농협양곡보관창고를 임의로 개조, 싱크대제조공장으로 무단 용도변경한 사실을 적발하고 사업자 안모씨와 소유주인 봉산농협에 불법개조시설에 대한 철거와 원상복구를 지시하는 계고장을 발송했다.
이번에 적발된 봉산농협양곡보관창고는 당초 정부양곡을 보관키 위해 내년3월까지 정부와 계약이 된 상태였으나 보관양곡이 줄어들어 금년에는 보관물량을 배정받지 못하자 수익을 올리기 위해 정부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싱크대제조공장으로 임대해준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관련 봉산농협 관계자는 “창고가 그린벨트지역내에 있는지, 창고에서 싱크대를 만들면 안되는지 우리가 어떻게 알겠느냐”고 강변하고 “모든 책임은 임차인에게 있는 만큼 임차인으로 하여금 원상복구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계약당시의 정황으로 미루어 봉산농협이 임대수익에만 급급한 나머지 싱크대 제조업이 개발제한구역내에서는 금지된 행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사업자에게 이를 감추고 계약을 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계약서상 임차인으로 되어있는 안모씨와 함께 이곳에서 사업을 한 실질적인 사업주 정모 씨(47, 광주시 북구 두암동)는 ‘임차인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는 주장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말하고 “계약당시 계약서에 임대목적을 ‘싱크대제조업’이라고 명시했고 봉산농협측에서 아무 이야기도 없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았다”며 “법적으로 허용되지도 않는 업종을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계약해놓고 이제와서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고 발뺌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정씨는 “동업했던 안모씨는 이번 사건으로 인한 충격으로 쓰러져 현재 광주시내 모 병원에 입원한 상태이고 본인도 도산 위기에 몰려있다”고 말하고 “봉산농협측이 자신들의 잘못으로 발생한 영세업자의 피해는 아랑곳 않고 도리어 개발제한구역인지 아닌지, 공장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사전에 임차인이 잘 알아봐야지 잘 알아보지도 않고 계약해놓고 이제와서 무슨 소리를 하느냐”는 등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씨는 또 “농협이라는 기관의 공신력을 믿고 아무 의심없이 계약을 하고 시설투자비로 수천만원을 들였는데 이제와서 책임을 회피하고 나몰라라식으로 일관하는 봉산농협측의 태도에 심한 분노를 느낀다”며 “변호사를 통해 허위계약으로 인한 영업손실 등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와 함께 형사상 고발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정씨의 주장에 대해 봉산농협측은 한마디로 억지주장이라고 일축하고 “사업자가 단순제조업이라고 해서 우리도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만 알았는데 막상 문제가 발생하자 책임을 우리에게 떠넘기려 하고 있다”며 “법적으로 다툼이 필요하면 다투면 되지 사업자의 요구는 들어줄 수 없다”고 답변했다. /한명석 局長
